태영건설 워크아웃, 연쇄 위기의 서막 vs 위기 극복의 선례
2024/01/12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할 때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어제(11일) 저녁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전격 결정됐다. 2013년 쌍용건설 이후 건설사로는 10년 만에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된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다. 알려진 대로면 태영건설의 직접채무는 1조 3000억 원, PF 보증금은 9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PF로 적지 않은 대출금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분양률을 급격히 떨어뜨렸고, 이에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며 지금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태영건설 사태, 나아가 부동산 PF 위기를 단순히 특정 기업의 과도한 차입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정부의 정책 실패, PF와 연계된 건설 산업과 금융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초래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2010년대 후반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어떤 혼란이 벌어졌는지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풀린 천문학적인 재정 자금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고, 가격 안정화에 초점을 둔 정부 정책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도입한 각종 부동산 규제는 결과적으로 개발 사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사업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게 부동산 경기 급락과 맞물려 지금의 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일은 건설사나 금융사의 신용을 담보로 개발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게 해주는 PF 구조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하지만 PF 구조의 이면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 1) 건설 산업에 존재하는 과당 수주 경쟁, 2) 토지와 건설사의 신용에 기댄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금융 공급 행태, 그리고 3) 정책당국의 규제 실패가 바로 그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특정 기업으로 한정해서는 안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어진 여건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우리가 제대로 봐야 하는 것은 왜 기업의 그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느냐는 지점이다.
아 매번 답변이 늦네요.
죄송합니다..^^
@전성진 음 토건족의 욕망이라...
사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건설사들이 출자한 기관에 잠시 몸담고 있긴 하지만, 건설산업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별로 안 믿으실거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동안 업계가 돌아가는걸 보면, 건설사들은 사실 불쌍한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참고로 많은 분들이 시행과 시공의 차이를 모르시는데, 사실 돈이 되는 부분은 시행쪽이고, 대다수 건설사들은 시공을 위주로하고, 공사 이익률은 5%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신 시행사들이 큰 이익을 가져갑니다. 물론 시행과 시공을 같이하는 업체들도 있는데 태영은 그런 부류입니다.
그리고 시행의 이익은 레버리지에 의해 발생하는 측면과 더불어 인허가권자인 지자체장 등의 입김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큽니다. 대장동사태는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개발사업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사실 지역의 토착 정치인들인 경우가 많고, 왜 지역정치인이 그렇게 하는지는 말씀 안드려도 아실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사태 이면의 한 축엔 지역의 비리가 있을 수 있는데, 건설사들은 이 과정에 몸 담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는 구조가 종종 개발사업 안에는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시행사들과 시공사는 소위 '삥'을 뜯기고 있는거죠...
토건족...저는 사실 토건족이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들을때마다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비리에 적극 몸담는 건설사 대표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비리의 판을 까는 것은 대부분 지역의 정치인이 아닐까요?
저는 늘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세상에 나쁜 산업이 어디있고, 또 좋은 산업이 따로 어딧냐고..
산업에 덧씌워진 이미지...과연 그건 누가 만든 것일까요? 그리고 우린 거기에 속고 있는게 아닐까요...
즐거운 하루 되셔요^^
태영건설 같은 큰회사가 도산위기에 처한것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라고 저는 봅니다
골고루 분배되어야할 아까운 재원들이 너무 무분별하개 부동산투기에 몰려 있다는것이 원인이고 이로 인하여 토건족의 욕망과 건설사들의 이해확충이 맞닿은 측면이 결합해서 너무 안주한 나머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죠
오 그 밑에 또 질문이 있는 걸 지금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우하진 제 생각에는 PF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PF사업에 참여하는 IB 부문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독실패 문제인 거 같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금융금융감독당국은 부동산PF의 구조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이 부문에서서 발생한 금융기관 내부의 도덕적 일탈에 대한 세밀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금감원 차원에서 부동산금융투자부문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지침을 보다 강화하고, 주기적인 검사를 실시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실질적으로 범죄에 해당합니다. 범죄에 대한 대응은 감시와 강화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벌써 주말이 다 끝났네요.
또 질문을 올려주신 분이 계시네요.
@임창정 이름이 가수시네요^^ 제 글에 대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설사간 수주경쟁이 부동산PF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주경쟁이 심할 경우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약정이 불리한 약정임을 알면서도 건설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근데 이러한 구조가 건설산업과 금융산업 사이에 이미 고착화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건설사에게 많은 담보나 보증을 요구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호황기에 다소 무분별하게 금융공급이 이뤄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부동산냉각기에는 손실부담이 온전히 건설사들에게 집중됨으로써, 건설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게 됩니다. 문제는 개발사업에 투자된 자금의 규모가 워낙 큰 경우가 많다보니, 부동산냉각기에 건설사가 이에 대해 상환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금융사의 대규모 손실 그리고 더 나아가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된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원고를 본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기업간의 과당수주경쟁'을 부동산 PF 위기를 몰고 오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셨습니다. 기업간의 과당수주경쟁이 어떻게 부동산 PF로 번질 수 있나요? 메커니즘을 잘 몰라서 여쭙습니다.
금육감독원이 증권사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를 수행하며 사익을 추구한 임직원을 다수 적발했다고 합니다. 증권사 내부통제의 취약점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 했다고 하네요. 부동산 PF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모양인데 PF 방식 자체가 문제인 걸까요, 아니면 그걸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걸까요? 내부 통제를 강화한다면 어떤 방향성을 취할 수 있을까요?
@byjin32 네 맞습니다. 태영건설 부도는 여타 협력사와 하도급사, 수분양자, 건설근로자들에게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큽니다.
또 투자한 금융사들의 손실을 초래, 지금상황에서는 금융시장 불안을 통한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 부실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동산만이 아닌 전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전반을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요? 관련산업 및 협력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백진노 백진노님 안녕하세요?
답글이 늦었네요.
지금의 위기는 시작일 가능성이 큽니다.
위기가 시작되고 나서 해결이 상당기간 지연됐기 때문입니다.
부동산경기 회복이 단기간에 됐다면 위기가 상당히 감소됐겠지만 지금은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습니다.
금융권 부실도 상당히 크게 발생할겁니다.
금융시스템 전반 그리고 경제 전체로의 위기 전이를 차단하는게 금년 한해의 과제일거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에도 다른 위기가 계속 이어질까요? 롯데건설, 신세계건설 같은 기업도 세간에 오르내리는 분위기입니다. 작년 10월, 한국신용평가는 하반기 유동성 대응 불확실성이 커진 중견 건설사로 신세계건설을 꼽았습니다.
부동산 PF 위기가 금융계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한데요. 위원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1월 11일, 기준금리가 동결됐습니다. “추가 인상 필요성” 문구가 빠진 걸 보면 당분간 인상할 것 같지도 않네요. 건설업 PF 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호재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사태를 통해 2022년 12월 강원 레고랜드 사태 발 ‘돈맥경화’의 위기가 현실화 된 때가 떠오릅니다. 태영그룹 발 PF 위기로 인해 한국 부동산 PF 위기가 도래한 걸까요? 아니면 이미 2022년 ‘위기의 초입’에 들어섰고, 지금은 그 한복판에 서 있는 걸까요? 어쩌면 별일 아닐 수도 있는데 다들 과민반응 하는 걸까요?
정부는 PF사업장을 '질서 있게 정리'해나가면 된다며 아직 위기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을 보면 정부의 방목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부동산경기가 침체됐는데도 무분별하게 공급한 점이 위기를 촉발시킨 원인처럼 보이는데요. 정부의 ‘질서 있는 정리’가 위기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까요?
SVB 파산 당시에도 부동산 PF 대출을 조심하라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때문에 초저금리에 힘입어 급등한 채권이 급락하며 리스크가 터진 터라, 여러 전문가들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해 작년 4월에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했는데요. 그럼에도 지금 이 사태를 막지 못한 건 회색코뿔소로 봐도 될까요? SVB 파산 사태와 현 태영 발 PF 위기 사태를 비슷한 사례로 봐도 괜찮은 건가요?
윤석열 정부가 이후 부동산 규제가 아주 그냥 쉴새없이 완화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1월 10일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뒤이어 국토교통부는 <1.10 주택 대책>에서 공적 PF 대출 보증 25조 원 공급 및 주택도시보증공사 PF대출 대환보증 신설을 공약했습니다.
현재 민간 PF 대출금 상환도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게 적절한 조처일까요? 윤석열 정부는 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부동산 규제 완화를 하는 겁니까.
워크아웃 개시하면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채권 행사가 최대 4개월 유예됩니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의 태영그룹은 어떻게 되나요? 워크아웃부터 시작이라던데.. 채권단 주도로 외부전문기관을 섭외하여 태영건설 PF 사업장에 대해 실사하고, 기업개선계획 수립하려면 말이에요.
PF가 무엇인지 검색을 좀 해봤는데요... 시공사의 신용 보증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위험 고수익의 사업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서 드는 궁금증! 시공사가 신용 보증을 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또 금융사나 기타 감독 기관이 해당 사업의 내실을 제대로 살피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궁금합니다.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 받을 떄를 생각해보면 표면적으로 잡히는 수치를 활용해서 기계적으로 진행될 떄가 많지 않습니까? 기업, 특히 대규모 부동산 사업은 뭐가 좀 다른가요? 꼼꼼하게 확인하고 일일이 실사 해가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게 안 되니까 결국 이렇게 한꺼번에 다 터지는 것 아니냐며 아우성이고, 중간에서 누가 수백억씩 해먹었다는 기사도 나고 그러지 않나 싶어서요.
태영건설 같은 큰회사가 도산위기에 처한것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라고 저는 봅니다
골고루 분배되어야할 아까운 재원들이 너무 무분별하개 부동산투기에 몰려 있다는것이 원인이고 이로 인하여 토건족의 욕망과 건설사들의 이해확충이 맞닿은 측면이 결합해서 너무 안주한 나머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요? 관련산업 및 협력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백진노 백진노님 안녕하세요?
답글이 늦었네요.
지금의 위기는 시작일 가능성이 큽니다.
위기가 시작되고 나서 해결이 상당기간 지연됐기 때문입니다.
부동산경기 회복이 단기간에 됐다면 위기가 상당히 감소됐겠지만 지금은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습니다.
금융권 부실도 상당히 크게 발생할겁니다.
금융시스템 전반 그리고 경제 전체로의 위기 전이를 차단하는게 금년 한해의 과제일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