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육아의 기쁨과 슬픔 -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포이에마
2024/05/10
엄마가 된 지 10년이 넘었다. 인생의 1/4을 엄마로 보냈구나, 뒤늦은 자각이 든다. 30대 초반 아이를 낳은 뒤 단 하루도 그 짐의 무게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삶의 우선순위도 바뀌었다. 엄마가 된 후 육아는 다른 어떤 것보다 나에게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일이 되었다. 그러니 육아라면 나도 할 말이 많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든 오랜 질문은 이런 것들이었다.
사랑하는데 왜 같이 있으면 힘들까?
왜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이토록 원할까?
엄마로 살면서 온전히 나일 수 있을까?
아이들을 키우며 자주 행복했다. 보드라운 살결에 입을 맞출 때, 품에 꼭 안고 있을 때,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을 때, 뒤뚱거리며 뛰어와 안길 때 더없이 충만했다. 내가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엄마라는 사실에 감탄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말을 할 때도(“엄마, 다람쥐묵 주세요.” 같은. 알고 보니 도토리묵이었다!) 아이의 모든 처음을 목도하는 일도 새로운 기쁨이었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새로운 무대에 첫 번째 열의 관객이 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대체할 수 없는 종류의 행복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자주 벗어나고 싶었다. 엄마가 된 후 꿈과 계획이, 작은 욕구조차 번번이 좌절되거나 유예되었다. 아이들은 나의 시간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났으므로 내게 육아란 나를, 내 시간을 버리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얼마나 인내심이 없는지, 태어난 지 몇 해 되지 않는 아이와 그렇게 바락바락 싸울 수 있는지 확인할 때마다 바닥을 마주하는 것 같아 괴로웠다. 두 아이 엄마로서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