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9
생각의 흐름대로 단순하게 바라봅니다.
낮은 임금을 받는 이유는 사회에서 해당 업종에 부여하는 가치가 낮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을 떠올려보면 전통 시장 골목에 있는 여인숙과 도심에 위치한 포시즌 호텔이 생각납니다. 휴양지의 모텔과 회원제 고급 리조트도 있겠고요. 음식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길 어느 골목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몇 천 원짜리 어묵탕도 있고 청담동의 30만 원대 오마카세도 있죠. 저임금을 받는 일자리일수록 이런 양극화가 심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직업이 임금 수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는데 잘 와닿지 않는 이유는 이젠 너무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양극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임금을 받는 이유는 사회에서 해당 업종에 부여하는 가치가 낮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을 떠올려보면 전통 시장 골목에 있는 여인숙과 도심에 위치한 포시즌 호텔이 생각납니다. 휴양지의 모텔과 회원제 고급 리조트도 있겠고요. 음식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길 어느 골목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몇 천 원짜리 어묵탕도 있고 청담동의 30만 원대 오마카세도 있죠. 저임금을 받는 일자리일수록 이런 양극화가 심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직업이 임금 수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는데 잘 와닿지 않는 이유는 이젠 너무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양극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임금 업종 중에서도 하위에 있는 네 개의 업종을 보면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서비스업',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입니다. 분야는 다 달라도 공통점이 보입니다. 삶에 유희를 더하거나 무언가를 돌보고 지키고 수리하는 일을 하는 직업이죠. 몇몇 스타 예술가로 대변되는 관련 업종에 저임금 노동자가 많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음에도 고가의 빌딩을 소유한 몇몇 연예인이나 작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화가의 이야기가 해당 업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31만 명이 넘는 종사자들 중 수백억 원을 소유한 스포츠 스타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빈곤한 스포츠 선수는 더 많은 수로 존재해야 이렇게 낮은 평균이 유지되겠죠.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스타를 동경하지만 많은 스포츠인들이...
논문 읽고 와서 답글 달려고 와보니 더이상의 의견교환은 마감하신다니 제가 논문 읽기 전에 이미 알고 있는 것, 또 논문을 보고나서 확인한 것 최대한 짧게 쓰겠습니다.
1.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에 관해 : 겉으로 빤히 드러나는 원인과 보이지 않는 원인 두가지입니다. 전자는 여성의 경력단절이고 후자는 (결혼 후 퇴직확률이 남성보다 더 높은 여성에 대해) 개별기업이 고용단계에서부터 여성에 대해 고용기피라는 통계적 차별을 하며 해당 직무가 노동자의 장기근속 및 고임금이 요구될수록 여성고용기피가 점점 더 심해진다는 겁니다 (예: 빈자리 채우려고 신입 뽑아 첨부터 사원교육시키는거 좋아하는 기업은 없죠). 결과적으로 여자들은 아예 고용단계에서부터 저임금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또 결혼 후 퇴직하는 경우 경력단절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임금 차이가 확 벌어짐.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 원인은 이게 전부입니다. 그 외에, "다른 건 전부 다 똑같은데 단지 여자 비율만 늘어나면 그 직종에서 마치 마법처럼 임금이 떨어지는 현상"같은 건 없습니다.
2. 그럼 "직종 내 여성 비율이 10%P 높아지면 평균 임금은 1.48% 하락"한단 기사 내용은 도대체 뭔가?
읽어 봤는데, 아주 아주 쉽게 설명드리면요, 저 기사에서 인용한 논문에서 말하는 격차란, "같은 축구 선수인데 여자 축구리그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보다 연봉이 훨씬 적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어긋난다. 남자선수들만큼 맞춰달라"고 요구했던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논리와 같습니다.
https://www.google.com/amp/s/m.yna.co.kr/amp/view/AKR20200910169300797
"미국에서 여자 축구 선수들의 경기로 발생하는 수익이 남성 선수들 경시에 비해 훨씬 더 적다 (인기 없어서 보는 관중이 더 적으므로), 고로 여자축구선수들 연봉도 적게 줄 수 밖에..."라는 시장의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연봉을 정해선 안되고, 그런 시장논리는 여성 차별이란 주장이죠.
여자 축구 선수들 입장에선 뭐 할 수도 있는 주장이고 또 이 주장은 '여자축구선수의 경기당 수익이 적었기 때문에 미축구협회에서 시장논리에 따라 연봉을 더 적게 줬다"는 사실을 숨기지는 않기 때문에 최소한 '정직한 주장'입니다.
그리고 보고서 저자들도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말하는 평가절하의 기준은 '동일가치노동' 여부이고 수요-공급차원이 아닌 일 자체의 특성을 기준으로 하므로 경제학적 측면에서 비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분명히 밝혀 놓습니다 (제3장 서론).
여자 선수나 남자 선수나 일 자체의 특성 (훈련 및 경기)는 같으니까, 경기당 수익이 남자선수경기보다 적더라고, 그 때문에 연봉이 더 적으면 이건 차별이다 (평가절하다)랑 같은 말.
이후 3장 4절을 봐도 같은 말.
"본 절의 연구 질문의 동기가 되는 구체적 사례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여성포화직종인 '간호사'와 남성포화직종인 '의사'의 임금격차가 과연 각각의 업무의 강도, 자격 요건, 기피 요인 등을 고려하였을 때 적당한 격차인가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제3장 4절)
그니까 이 논문에선 의사 고용해서 생기는 병원수익과 간호사 고용해서 생기는 병원 수익의 차이같은 <시장논리적 측면>은 고려를 안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건 "다른 건 전부 다 똑같은데 단지 여자 비율만 늘어나면 그 직종에서 마치 마법처럼 임금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보고서가 아닙니다.
경기당 발생수익 차이는 다 무시하고, <업무의 강도, 자격 요건, 기피 요인> 등에서 여자축구선수나 남자선수나 다 같으니까 동일연봉 받는게 맞다는 논리와 같은 취지의 얘기인거죠.
이런 주장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이건 <(경기당 수익 등) 다른 건 전부 다 똑같은데 단지 여자 비율만 늘어나면 그 직종에서 마치 마법처럼 임금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니까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전혀 아니므로, <기사내용이 거짓말을 한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에서 직접적 원인은 여성의 경력단절과 개별기업의 여성고용기피라는 고용차별, 이 두 개입니다.
김민님 저는 노예를 거론했습니다. 노예는 현대에 없는 제도죠. (암묵적으로는요) 자료는 아주 오래 전 산업혁명부터 쭉 보셔야 할거예요. 그리고 제가 참고로 링크한 기사는 그나마 나아진 현재를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믿을 수 없는 자료일수도 있지만 완전히 없는 사실은 아닌거죠.
성별 문제는 이렇게 길고 지난한 역사와 무수한 차별과 편견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의 자료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보통 자신이 주장하는 관점을 뒷받침 할 자료를 위주로 보고 논리를 보강하죠. 그러니 의견은 여기서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중 이 대목이 결론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포화직종에 대한 저평가 현상이 고질적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 정책연구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2009~2017년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 비율이 높은 직종일수록 임금이 낮아지는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직종 내 여성 비율이 10%P 높아지면 평균 임금은 1.48% 하락했다. 직종의 특성과 가치, 근로시간수준, 종사자의 교육연수·연령·경력이 같아도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에 비해 34% 낮았다. 즉, 여성포화직업은 단지 여성이 많이 종사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일정 수준 평가절하됐다."
제가 오늘 저녁에 직접 노동연구원의 보고서를 읽어보고, 이 기사 주장대로 다른 변수들 바뀌는 거 정말 하나 없는데 단순히 여성이 더 많아짐에 따라 임금수준이 (마치 마법처럼) 떨어진다는 게 정말 사실이라면, "그냥 여자가 하는 일이란 것 때문에 임금을 덜 받는다. 다른 이유 없단"란 주장에 두 말 없이 승복하겠습니다
근데 전 꼭 이런 젠더 이슈가 아니더라도, 이념적으로 핫한 문제에 관해 어디서 보고서를 인용하며 자기 주장 펼치는 국내 기사들에 속은 적이 워낙에 많아서, 지금은 "보고서 직접 읽고나서 말씀드리겠다" 이 말만 해두겠습니다.
편견은 아닌 것같네요. 관련 기사들 중 하나만 첨부합니다. 너무 많아서 다 가져오지 못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108060218
그리고 저는 남성은 배제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여성의 비중이 높다는 것과 남성이 배제되었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한국의 저임금 직종을 보면서 여성과 노예만 떠오르고 남성은 배제되고 있는 건 제가 봤을 때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맞습니다. 근데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글을 따로 올렸습니다.
https://alook.so/posts/w9tn9PK
안녕하세요~
"기업화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영세한 노동자들의 권리보다는 고액 연봉자들의 월급 인상이 더 큰 화제가 되는 세상".. 안타깝게도 반박할 수가 없네요 ^^ 걱정입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악화되면 악화되었자 나아지리라는 상상을 하기가 힘드네요. 사회 저변의 의식이 너무나 고정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영세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는 것에 힘을 보태려는 사회적 강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안타깝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업화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영세한 노동자들의 권리보다는 고액 연봉자들의 월급 인상이 더 큰 화제가 되는 세상".. 안타깝게도 반박할 수가 없네요 ^^ 걱정입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악화되면 악화되었자 나아지리라는 상상을 하기가 힘드네요. 사회 저변의 의식이 너무나 고정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영세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는 것에 힘을 보태려는 사회적 강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안타깝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국의 저임금 직종을 보면서 여성과 노예만 떠오르고 남성은 배제되고 있는 건 제가 봤을 때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맞습니다. 근데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글을 따로 올렸습니다.
https://alook.so/posts/w9tn9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