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니 퐁넛, 그리고 4.3과 여순
2023/02/17
퐁니 퐁넛, 그리고 4.3과 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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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의 퐁니 퐁넛 마을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한국 법원이 인정했다. 한국군의 양민 학살에 대한 이야기는 베트남 곳곳에서 전해지고 ‘한국군 증오비’가 서 있는 곳도 여러 곳이다. 하지만 한국군의 범죄가 그 ‘증오비’처럼 넘쳐났다고 하기에도 무리는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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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역시 내전이었고 베트남 사람들끼리도 치열하게 죽고 죽였으며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기에 그리 까다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6.25 때 한국인들처럼 말이다. 6.25 때 신천 대학살이 미군의 만행인 것처럼 선전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었듯, 베트남인들끼리의 범죄가 한국군에게 전가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베트남 정부가 이 문제를 들추기에 소극적이었던 데에는 자칫 자신들의 끔찍한 옛 허물이 까발려질 가능성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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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퐁니 퐁넛 마을에서 벌어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은 피해자들의 증언이나 미군 기록, 진실을 밝힐 용기를 낸 소수의 월남전 참전용사들의 고백에 의거해, 한국 법원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그리고 한국 법원은 그 피해에 대한 배상을 한국 정부에 명령했다. 지극히 인도적인 판결이며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전범으로 남을 만한 판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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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중 흠칫 놀랐던 부분은 한국 정부의 변론 중 일부였다. “한국군이 민간인을 살해했더라도 게릴라전으로 전개된 베트남전 특성상 정당행위였다.”는 대목이다, 교전 중 민간인을 오인 살해하거나 명백히 불법 교전 행위를 한 민간인을 ‘교전 중 사살’한 것이 아니라 “게릴라전이기 때문에 민간인을 죽여도 된다.”는 발상은 문명국 정부가 취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독립군 잡겠다고 간도의 조선인들을 쓸어버렸던 일제와 체코 총독 하이드리히가 레지스탕스에 의해 암살...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희생자 유발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적군으로 하여금 민간인과 테러리스트의 구별이 어렵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한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점점 판단하는 기준이 객관적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믿음에 근거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항상 등대가 되는 글 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산하님의 오랜 팬으로 언젠가는 드리고 싶었던 말씀, 이렇게나마 전합니다. 따박 따박 받아 먹기만 해서 염치없지만, 계속 좋은 글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