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삶'을 돌아보라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4/02
死삶’을 돌아보라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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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이 올해로 75주년을 맞는다. ‘꺾어지는’ 해이고 보수, 진보를 벗어나 추모와 극복의 의미를 함께 할 기회가 되기를 바라지만 프로야구 구장에 가서 시구할 시간은 넘쳐나는 대통령은 끝내 방미 등 중차대한(?)일을 앞두고 바쁘다면서 4.3 75주년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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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감스러운 일이다. 4.3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라면 두고두고 되돌아보고 곱씹고 반성하고 뼈에 새겨야 할 과오의 집대성이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주장하지만, 일본인들도 1,2년의 단기간 동안 4.3같은 규모의 학살은, 잔인한 ‘인종 청소’를 자행한 일은 드물다.  나찌의 홀로코스트야 치를 떨일이지만, 나찌는 최소한 동족을 그렇게 죽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남도의 외로운 섬 제주에서는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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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 중
도채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라고 묻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다. 대충은 알려졌고 벌서 20년 전에 현직 대통령이 사과하고 특별법도 제정된 만큼 어영부영 마무리됐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제주에서  일어난 일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사람 역시 적다. 왜 대한민국 정부가 대대손손, 정권이 바뀌든 말든 대를 이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맹세하고 과거를 참회해야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도 열에 서넛은 넘지 않을 것이다. 대체 그 작은 섬에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던 것인가 궁금해하는 분들은 이 책을 집어들기 바란다.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메디치, 이수진 그림, 박진우 이하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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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낭은 제주도에 지천으로 자라난 산딸나무의 제주 사투리다. 4,3 때 산에 들어간 사람들이 이 열매로 배를 채우기도 했거니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 그 십자가의 재료가 산딸나무였고, 꽃받침 지고 남은 열매가 사람 심장 비슷하기도 한 것이 책 제목이 된 이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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