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나날들, 비상을 준비하다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07/16
꽤 오랫동안 집중해서 무언가를 쓸 수 있는 물리적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의 문제는 아니었다. 직장에서는 단 몇 분도 다른 생각을 할 여유 없이 그저 주어지는 일들을 처리해 내는데만 급급했다. 머릿속은 언제나 다음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들 뿐이었다.
   
   최근 3년여 동안 빼놓지 않고 매주 2~3편 이상씩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다는 은근한 뿌듯함은 일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너무 일을 못하게 해서 힘들었는데, 너무 일이 많으니 그것도 힘들다. 1분 1초가 급박한 일들을 멀티태스킹으로 하루종일 처리해내고 나면 퇴근 이후에는 생각이라는 것을 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AI 로봇처럼 정해진 루틴에 따라 아침에 일어나 강아지를 챙기고 출근준비를 하고, 출근해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퇴근하면 잠깐 숨 돌릴 새도 없이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저녁을 준비하고 멍 때리며 TV를 보다가 씻고 잤다. 매일매일 전날과 다른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르지 않은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잠깐 정신을 차릴 것 같으면 내일 출근을 위해 반드시 자야 하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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