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우리말을 찾아서 ㅣ 싫으면 시집 가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4/02/05

1. 중2와 초2 사이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초등 이전에 국민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던, 번데기 주름 잡던 국민학교 시절. 까까머리 남아와 단발머리 여아는 톡톡이도 아니면서 툭 하면 싸우곤 했다. A의 억지에 반기를 들어 반론을 제기하면 A는 어거지로 대응하기 일쑤였다, 얼쑤 ~ 그리하야 등장한 말이 " 싫으면 시집 가 ! " 였던, 였던, 였던 것이었다. 지레짐작하자면 워낙 대중적인 소구력을 가진 언어유희이다 보니 머지 않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 다다랐을 때에는 관용어 내지 속담으로 격상하지 않을까 싶다. 관용구와 속담이란 대중의 입말로부터 소멸되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살아 남은 흔적이니깐 말이다. 

" 싫으면 시집 가 " 는 주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약 올릴 때 사용하는 놀림의 시대 정신(이라고 말하기는 민망하지만)이었다. 쌍팔련도 유행어이다 보니 그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여자아이에게 시집이란 시집살이를 의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린 여자아이에게 있어서 " 시집살이 " 는 악몽이 아니었을까 ? 이 사실을 영악하게 알아차린 몇몇 아이들은 레베루를 높여 " 싫으면 시집 가서 시부모 누런 빤스나 빨아라 " 따위의 유치 뽕짝을 남발하는 저질 라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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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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