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지갑
2022/03/16
어제 문득 저녁을 먹다
아빠의 지갑을 보게 되었다.
오늘 카드를 잊어버렸다고,
그래서 집으로 다시 돌아와 다른 카드를
가지고 나갔다고 말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지갑을 보고 나서야
왜 카드를 잃어버렸는지 이해했다.
너무 낡아서 버스를 타려고 지갑을 꺼내다
카드가 새버린 것이었다.
나는 아빠의 지갑을 오늘 처음 봤다.
서른이 넘는 나이동안 아빠의 지갑을 보지 못했다.
아빠에게 무관심 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아빠가 언젠가 없어질 거란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아빠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아빠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고 했다.
그렇게 노력했지만, 나는 아빠의 낡은 지갑마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