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맘에 안들죠?" - 얼룩소 논란의 사적인 진실

오아영
오아영 인증된 계정 · 갤러리 대표, 전시기획자, 예술감상자
2023/02/06


페이스북의 이번 얼룩소 이슈는 사실 내게는 당위나 논리의 문제라기보다 아주 많은부분 관계의 문제고 지극히 사적인 문제기도 하다. 말이란 녀석은 참 무섭지. 공론장에 태어난 말은 일종의 아이 같아서 때론 낳은 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제 생명을 지니고 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말이 불러일으킨 글값논쟁에 응답하기 위한 처사로서의 대응을 하기도 했지만, 이건 나에게는 철저히 사적인 문제에 가깝다.



이 논쟁의 최초 출발지로 짚이는 분과, 이어서 이슈를 대표적으로 제기한 분. 이 태풍의 핵심적인 두 분은 내가 아끼는 사람이라서. 사실 우리 관계의 주고받기를 굳이 따져보자면 나는 주로 가득 받은 것만 많으니 나는 말로만 아끼고 실질적으로는 그녀들로부터 아낌받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내 글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물질로 언어로 여러차례 표현해주시고 어려운 여러 순간가운데 힘이 되어 주셨으니까. 이기적인 내가 오래 잘 지내고 싶은 소중한 사람 둘.



내가 아닌 다른 분들 입장에서야 이게 그냥 얼룩소라는 플랫폼에 대한 문제제기고 글값논쟁일수있겠지만 나에게는 그 층위보다도 내 관계안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대목에 자꾸 방점을 찍지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나가 문제를 제기하는 거랑 나와 나의 글을 아껴주시던 마음을 크게 표현해주시던 분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거는 좀 다른 얘기라서. 
그러니 이 논란가운데 나는 이걸 내 개인의 문제로 수용했고 철저하게 관계의 문제로 보고있었고 그래서 더 마음쓰이기도 했고 스스로에 대해 성찰을 안할 수가 없었다고.

부러 과한 비유를 들어보면, 내 아버지가 내가 필진으로 재미나게 활동하는 얼룩소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짢음을 드러낼 때 내가 느낄 수 있는 마음이랄까. 여기엔 분명 가장 응원해줄 것 같았고 응원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내어놓는 반대행동이라는 사실로부터 신경이 쓰일수밖에 없었던 지점도 들어가 있고.




# 언니 나한테 왜그랬어요


개인적으로 두 분에 대해서는 나는 상처를 입고말고 할 것이 그닥 크지 않...
오아영
오아영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사랑과 아름다움. 이 둘만이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이유이자 내용이자 목적이다. 실은 이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두가지라 믿는다. 인간은 제 영혼 한 켠에 고귀한 자리를 품고 있는 존엄한 존재라고 또한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손에 만져지도록 구체적으로 탁월하게 설명해내는 일로 내 남은 삶은 살아질 예정이다. 부디 나의 이 삶이 어떤 경로로든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면. 제발.
22
팔로워 681
팔로잉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