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지난 주, 두 달만에 만난 아빠는 딱 두 달만큼 더 늙어계셨다. 그리고 아빠는 봄이가 두 달전보다 훌쩍 큰 것 같다고 하셨다.
밥을 드시면서도, 이런 저런 근황을 전하는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오랜만에 막내딸이 타 드린 믹스커피를 한 잔 드시면서도 아빠는 여든 두 살 차이나는 막내 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허허허, 웃으셨다.
이 볼록한 이마도, 단정한 눈썹도, 통통한 두 볼도, 야무진 입매도, 다 너 어릴 적 그대로다. 아빠는 내가 보기에는, 아니 누가 보더라도 제 아빠를 빼다박은 봄이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으시며 그 안에서 어릴 적 내 얼굴을 찾으셨다. 요리조리 봄이를 보시던 아빠는 휴대폰케이스를 열고 그 안에서 오래된 사진 두 장을 꺼내신다. 한 장은 엄마와 아빠의 약혼 사진, 그리고 또 한 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