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서비스인가?

이충환 · 읽고 쓰고 이야기하기를 배웁니다.
2021/10/01
요약: 교육은 공공을 위한 서비스이다. 경합하고 합의해야 하는 공공의 가치를 만들고, 가치가 만드는. 


교육 현장 안팎에서 사람들이 많이 하는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 새롭다기에는 그렇게 말한지 오래되었지만,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까지, 가르침이 섞인 모든 배움을 일컬어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건 상대적으로 최근 경향이고, 아직 낯설고 논쟁적이다. 교육은 서비스인가? 
교육이 서비스라고 말하는 건 사교육을 떠올릴 때 얼른 납득이 된다. 이 현장, 나아가 시장에서는 매우 구체적 재화를 구매하고, 재화의 효능을 기대한다. 제공자도 바로 그것을 줄 것이라고 열심히 광고하고 판매를 촉진한다. 막상 전통적 사제 관계가 머릿속에 남은 사람들은 사교육 시장에 교사로 나섰다가 회의감을 갖기도 한다. 교육이 서비스라는 생각과 ‘그렇지 않은데? 이건 뭔가 잘못됐어, 교육이 물건이야?’ 하는 생각은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교육은 비교적 이 논쟁에서 불리하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하고, 실패하면 버린다. 자칫 환불 소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선택적이고 개인적이기 때문에 어떤 특수한 서비스라는 데 비교적 쉽게 동의한다. 거기에서 일하는 개인들의 신념이나 기대, 행동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그런데 공교육은 서비스인가? 그리고 다른 형테의 교육들, 이른바 대안교육도 서비스로 보아야 하는가? 현장에서 교사의 위치에 선 사람들은 대부분 서비스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학생들 중 적잖은 수가, 특히 학부모의 위치에 선 이들은 아마도 다수가 서비스라고 생각하거나 서비스이기를 바라지 않는가? 교직(敎職)은 성직(聖職)이라는 말, 여느 직업과 다른 하나의 신분, 정체성, 존재의 격 자체라고 보는 관점은 이제 희미해진 생각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낭만적으로 전통적 교사상을 꿈꾼다. 그러나 일단 현실에 돌입하면 교사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교사와 학부모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요구하며 장기적 관점이나 전인적 관점을 포기한다. 그나마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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