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1/10
 아무리 애를 쓰고 발버둥을 쳐도 인간이 결코 할 수 없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 우리는 결코 자신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더 가지거나 덜 가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 타인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기질과 성격도 마찬가지입니다. 타고 난 걸 잠시 감출 수는 있어도 영원히 감추거나 완전히 바꾸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건 바로 그 때문일 겁니다. 어떤 모습이든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  

  결혼 생활이 힘든 건 진짜 나와 진짜 당신이 드러난 때문이겠죠. 육아가 힘든 건 진짜 나를 극복하며, 내가 낳은 타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일 거고요. 사회 생활이, 타인과의 접점이 버거운 것 역시 비교와 경쟁, 감춤과 드러냄 때문인 것 같아요. 어릴 땐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면, 나이가 들수록 가능성은 줄어들고 그제야 우리는 진짜 나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결코 바꿀 수 없는 나를 마주하는 건 그래서 두렵고, 그래서 위대한 것 같습니다.

  동보라미님은 여우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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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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