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가 우리 거라고? - 우리가 당황한 한국사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09/08
치우는 한국사·한국 문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중국 신화 속의 인물이다. 중국 신화는 우리나라에 여러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치우 역시 딱 그 정도의 영향을 끼쳤다. 치우는 훗날 전쟁의 신으로 받들어져서, 전쟁을 상징하는 여러가지에 등장하게 되었고,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그런 흔적들이 남아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뚝섬이다. 뚝섬은 원래 둑섬이었는데, 언젠가 둑이 뚝으로 변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뚝섬의 이름은 이곳에 군대 출병할 때 둑기(纛旗)를 세워놓았다는 데서 기인한다. 

치우를 우리나라 역사에 집어넣은 것은 일제강점기 때 등장한 위서 <규원사화>에서 비롯했다.

신시씨( 神市氏)는 곧 치우씨(蚩尤氏)에게 명하여 이를 다스리게 하였다. 치우씨는 진실로 만고에 있어 강인하고 용맹함의 조상이 되니, 천지를 움직여 휘두르는 힘과 바람·번개·구름·안개를 부리는 능력을 지 니고 있으며, 또한 칼·창·큰도끼·긴창 등을 만들어 이로서 초목과 금수며 벌레와 물고기의 무 리를 다스렸다. 이에 초목이 차츰 걷히고 금수와 벌레며 물고기들이 깊은 산 속이나 큰 못 속 으로 피하여 달아나 숨어 버려서 다시는 백성들이 살아가는데 해악이 되지 않았다. 이로서 치 우씨는 대대로 병기 만드는 일을 맡았으며, 항시 나라 안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적을 토벌하 는 일을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규원사화 태시기)

신시씨는 환웅을 가리킨다. 치우가 환웅의 부하로 등장했다. <규원사화>는 치우를 어떻게든 우리나라 풍속과 연결시켜 놓고자 한다.

무릇 지금의 사람들이 힘센 장사를 두고 '지위'라 함은 치우씨의 이름이 잘못 전하여 진 것이다. (규원사화 태시기)

<규원사화>에 따르면 치우는 유망 망(楡罔-염제 신농의 후손)의 시대에 군사를 일으켜 유망의 부하 소호( 少顥)를 물리치고 제위에 올랐다(신시씨는 여전히 건재하므로 중원의 제위에 올랐다는 뜻이 된다). 이에 헌원(軒轅=황제)이 치우에게 도전하여 전쟁을 일으켰고 치우는 그를 이길 수 없음을 알고 물러났다. 이때 치우의 부장 중 전사한 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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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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