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투쟁이 소환한 두 사람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9/14
보름 전 쯤, 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발표했어. 어젯밤 뉴스 화면에 잡힌 그의 모습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긴 하더라. 보름 간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건 어떤 느낌일까, 곰곰이 생각하다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해.
이미지 출처 : 개인 촬영
1. 야당 대표의 단식 투쟁

지난 31일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어. 당연히 이유는 정부에 항거하는 거였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고 말한 그는 윤석열 정권을 향해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하여 국민께 사죄하고 국정방향을 국민 중심으로 바꿀 것',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단행'을 요구 했어. 그러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무기한 단식을 택했음을 말했지.

한 끼만 건너 뛰어도 난리가 나는 내 입장에서는 단식이 어떤 느낌일지 가늠이 되지 않아. 배고픔도 문제지만 입 속에서 녹아내리는 그 행복한 감각을 결코 포기할 수 없거든. 그럼에도 단식 투쟁에 마음이 동하진 않았던 건 그가 말했던 '마지막 수단'이란 말 단어 앞에서 느낌표보단 물음표가 찍혔기 때문이야. 아무리 정권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의회 권력을 획득한 제1당의 대표인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정말 단식 밖에 없었을까? 물론 그렇다고 그의 선택을 조롱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어쨌든 고통을 감내하면서 무언가를 한다는 건 꽤나 대단한 일이니까. 그럼에도 힘있는 자의 단식이 절박함으로 택하는 누군가의 투쟁 수단을 좀 옅게 만드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면서 생각이 난거야. 책으로 만났던 한 사람이.

오래 주렸다.
씹어서 연하게 만든 것이 목구멍을 지나가는 느낌이 어땠는지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 침만큼은 아직 나지만 넘어가지 않고 입술 양옆에 고이기만 한다. 목구멍이 거칠어져 일부러 마른침을 삼켜보려 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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