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씨앗
사과나무씨앗 · 뿌리를 뻗는 싹, 아마추어 작가
2023/09/16
  흔히 한국 축구를 투혼의 축구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필사적으로 죽도록 많이 뛰는 활동량의 축구입니다. 이건 한국 축구의 유구한 전통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은 마치 한국 경제의 모습과 지극히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한국의 일자리들 또한 '투혼'으로 직원의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부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의 일자리들은 직원이 자신의 모든 것을 회사에 쏟아부을 것을 요구합니다. 야근이 일상화되어 있고, 사생활 또한 일자리를 위해서는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에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시 :
1. 어떤 대기업 본사 건물은 한밤 중과 새벽에도 불이 켜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게 다 야근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회사가 요구하든, 요구하지 않든, 야근을 하지 않고서는 직원 개인과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수출 대기업이라면 전 세계와 경쟁을 할 것입니다. 한국의 수출 경제는 야근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릅니다.

2. 그래서 어떤 대기업은 저출생 대책으로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여(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고 읽은 것 같습니다), 직원이 밤 10시까지 육아 걱정없이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건 야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만든 제도가 아닌가 합니다. 한국 경제는 개인 시간을 없애고 일에 모든 시간을 쏟아붓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3. 제가 잠깐 일했던 어떤 회사는 (공장은 아니지만 비슷한 곳입니다), 연장 근로를 해야만 운영이 됩니다. 연장 근로를 안 해도 되기는 하지만, 근로자 전원이 연장 근로를 안 하면 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에 피치 못하게 연장근로가 요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연장 근로를 하면 충분한 보수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연장을 하기 싫다고 자기 맘대로 안 하기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한국의 제조업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장 근로가 필수적인 문화라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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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얼룩소에 작가 데뷔. 데뷔 주제는 (한국과 세계 축구를 통해 떠오른 영감으로 찾는) '한국의 저출생 극복 방안' 입니다. ('축구와 한국 사회' - 1부 연재 종료,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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