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색채가 발하는 세계

단야
단야 · 관찰자
2023/10/30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

2023년 10월 24일. 장애 예술인을 위한 표준 극장인 <모두예술극장>이 개관했다. 국내 첫 장애 예술 공연장이다. 그간 소외되었던 장애인 예술가들의 다양한 색깔이 담긴 예술세계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돌아보면 대부분의 연극, 영화, 음악, 미술, 공연 등에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려웠다. 일부 영화와 매체에서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를 하며 독특한 울림을 준 경우들은 있었지만 장애인이 직접 자신의 세계를 그려내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주류의 세계는 너무도 공고했고 단단했다. (사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이영혜 역을 맡은 배우 정은혜의 경우는 색달랐다)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
다양한 색채를 지닌 세상일수록 건강하다고 믿는다. 다른 인종, 다른 생각, 다른 몸을 인정하고 저마다의 색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향유하는 세계는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 아름다움은 하나의 가치가 아니라 수백만 가지의 가치를 지녔기에 가능한 다채로움이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면 다양성은 늘 존중하고 추구해야 할 가치다.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사회가 주입한 생각 때문이었는지 모두는 장애를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할 무엇으로 생각했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렸다는 형은 손을 소매 사이로 가렸고 소아마비를 앓았던 형은 표정을 일그러뜨리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얼굴 근육을 제어하려 해서 되려 표정이 일그러지는 기묘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장애인은 장애인을 혐오했다. 특히 경증 장애인이 정신 장애인과 어울리지 않으려 했다. 정신 장애인은 이따금 사고를 쳤다. 같이 생활하는 사람을 성추행하는 일도 제법 있었다. 그때마다 기관은 쉬쉬하며 사건을 무마하기 바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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