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함'은 지금 억울하다

뉴필로소퍼
뉴필로소퍼 인증된 계정 · 일상을 철학하다
2023/07/14

다 빈치, ADHD 진단을 받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Dimmi, dimmi se mai fu fatta cosa alcuna(말해다오, 하나라도 완성된 것이 있는지)?” 우리도 수많은 계획과 꿈에 쫓기듯이 살아가므로, 거장의 충족되지 못한 성취감이 어떤 것인지 공감할 수 있다. 천재 다 빈치라면 완벽주의 때문에 성취의 기준을 지나치게 높이 세웠으리라 상상하기 쉽지만, 그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면 의외의 단서들이 드러난다. 이 위대한 예술가는 작품활동을 하면서 의뢰인들을 피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작품료는 선불로 받았지만 작품을 결코 완성하지 못한 것이다.
<모나리자>의 왼쪽 눈, <뉴필로소퍼 23호> 18쪽
〈모나리자〉는 죽을 때까지 그가 가지고 있던 작품이다. 그는 무려 15년 넘게 이 그림을 손보면서도 늘 미완성작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유명해진 그의 해부학 연구 중 수첩을 벗어나 실행된 내용은 하나도 없었고, 수많은 과학과 공학 아이디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가 남긴 작품은 스무 점도 채 되지 않았고, 그중에서 미완성작 여섯 점이 그의 수중에 남았다. 과학 사학자 제이콥 브로노우스키는 다 빈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재능과 에너지는 종종 낙서와 미완성 프로젝트로 낭비되었다. 〈최후의 만찬〉은 후원자가 모든 지원금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에야 완성되었다. 초창기 작품인 〈동방박사의 경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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