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행복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삶이 계속 나아지고 있으며, 나아질 거라고 느끼는 것이다. 최소한 삶이 나빠질 거라고 느끼지 않아야 행복할 수 있다. 삶이 계속 나아지고 있다는 상승감과 희망을 누리는 사람은 당장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하지만, 반대로 삶이 나빠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가진 게 많을수록 공포와 불행을 느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의 삶에는 생애주기에 따른 상승과 하강이 있다. 영유아기를 지나 청년기까지 사람은 신체적으로 몰라보게 성장하며 노동연령 초기에는 미래에 더 높은 임금과 직급을 얻게 될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희망을 언제까지나 누리기는 힘들다. 대기업 직장인의 경우엔 잘나가는 몇몇을 제외하면 40중후반부터는 승진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연봉도 줄어들고 사퇴압력을 받기 시작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성장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중년에는 나이를 먹을수록 노동시장에서의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신체적으로도 노쇠해져 하락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늙은 나이에도 직업적 상승감을 계속 누리는 사람들도 소수 있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어떻게 노년에도 희망과 상승감을 누릴 수 있을까? 아이를 기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영유아기를 지나 청년이 되고, 노동을 하고 독립을 하는 과정을 지원하고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기대하는 노년의 행복이다. 그 뿐 아니라 아이는 부모에게 커다란 가치감을 부여해준다. 아이는 그를 사랑하고 양육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지간에 가치있는 존재로 만들어주고,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가치있는 일로 만들어준다. 젊은 시절에 철없이 살았다는 사람들은 흔히 아이를 낳고부터 놀랄정도로 성실한 삶을 사는데, 사람들은 아이를 통해 삶과 노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기르는 것은, 그것이 비록 자신의 삶을 위한 게 아니더라도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둘째는 긴밀한 주변을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