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겨우 버텼던 노래방은 폭우로 침수되었다
2022/08/11
재난의 무게는 공평하지 않다
2019년 가을, 친구 부모님은 서울의 작은 노래방을 인수하셨다. 불운의 시작이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터졌고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는 노래방은 수시로 영업금지를 해야만 했다. 연일 언론에선 K-방역을 칭찬하였지만, 재난의 무게는 공평하지 않았다. 자영업자에게는 유독 잔인했던 2년이었고, 친구 부모님은 많은 빚으로 그 기간을 버티셨다. 거리두기가 완화되기 시작하자, 매상을 올려드리기 위해 우리는 두세 번 그 노래방에 찾아가기도 했다. 그리고 이틀 전,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지하에 있던 노래방이 침수되었다.
친구 부모님의 노래방이 있는 건물에서 세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명품관이 있는 큰 백화점이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겨울, 사람들은 백화점 명품관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언론들은 그럴싸한 단어를 찾아냈다, 보복 소비. 해외여행도 가지 못하고, 충분치 놀지 못한 사람들은 보복이라도 하듯이 명품을 샀다. 몇천만원에서 몇억짜리 가방과 시계들이 없어서 못 팔리는 지경이었고, 사놓으면 명품 재테크라는 말처럼 가격이 올랐다. 두 이야기는 서로 뜯어놓고 보면 그럴싸하지만 기괴하다. 재난의 무게는 공평치 않았다. 어제 그 거리가 다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