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우와 아나키즘

김승문 · 작가
2023/12/15
황석우 (黃錫禹.1895~1959)
황석우와 아나키즘

황석우의 활동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자신을 “나 확실히  큰 병인일다, 나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되고, 수족조챠 쓰지 못 여러 가지 난치병을 겸 큰 병자임니다”라고 규정하면서, “그럴니라 자기의 가슴 안에 고뇌, 비애가 산갓치 싸혀 잇셔도 나 임이 그것을 말 입도 업고,  홍수와 불과 밤이 자기의 전후좌우를 에워싸고, 불행커라, 나 임이 그것들과 싸홀 수족조차도 일어바렷다”는 식으로 아주 강한 피로감을 토로한다. 

이 피로감의 발생 원인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조선 민중의 상태를 진단하면서 황석우 자신과 거의 동일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유비적으로 언급하는 대목에서 그러한 피로감의 원인이 “민중을 쇽히며 우농며 유혹여 자기의 일신의 영예를 엇자 가면의 협□□들”에게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말하자면 글의 모두에 언급한 각 단체와 조직들과 황석우의 아나키즘적 지향이 상호 충돌하거나 갈등을 불러 일으켰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조선의 각 사회운동 조직과 단체에는 “조선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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