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Of 조국

퇴치1
퇴치1 · 주로 애니메이션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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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보면서 영화 <레옹>과 <글래디에이터>를 떠올린다. 우리는 지금 자신에게 소중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빼앗긴 남자의 고통과 몸부림을 보고 있다. 인간 조국은 민주공화국의 공적 가치를 복원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존재의 자격을 확인하려 한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과 검찰 권력을 상대로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전투를 치르고 있다. 결말이 어떠하든 무슨 상관인가. 사회적 사망선고를 받았던 한 남자가 스스로 일어나 자신을 되살렸다. 그에게 주어진 부활의 시간이 길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은 듯하다.

유시민,  「2월 여론조사 광풍 소멸 후 조국당 태풍 왔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유시민은 확실히 낙천적인 구석이 있다. '어용 지식인', '지식 소매상'을 자처하며 환하게 웃는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동시에 마냥 긍정할 수 없는 거리감을 자아내는 요인이기도 하다. 같은 현상을 보고 전혀 다른 영화를 떠올리니 말이다. 

<레옹>과 <글래디에이터>. 그들은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 끝에는 그들의 주검도 함께 놓인다. 막시무스도 죽고 레옹도 죽는다. 복수란 본래 허망한 것이나 자신의 목숨까지 갈아 넣자, 그들은 영웅이 되었고 그들의 복수는 신화로 기록된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복수의 본질을 일깨워준다. 애초에 성공 같은 건 없다. 공멸만이 있다. 보복의 굴레는 한쪽을 말소시킨다고 벗어날 수 없다. 원칙에 예외가 생긴 순간부터, 손에 묻힌 피는 씻어 없앨 수 없다. 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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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시티 오브 갓. 신의 도시. 신의 가호 속에 젖과 꿀이 흐를 것만 같은 이름이다. 그 실상은 신마저 저버린 도시이지만. 법과 질서는 저만치 던져 버리고 한바탕 갱들의 먹자골목으로 자생하는 '야갱(夜gang)국가'. 60년대 군부 독재 아래 있던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촌 파벨라의 이야기다.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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