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법을 모르는 변호사 | <다크 워터스>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토론의 즐거움 · '즐거운 토론'을 지향합니다.
2023/02/10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다크 워터스>, 이 영화는 실화에 기초해 있다. 독성 물질을 식수원인 강에 방류하고 나아가 그 독성 물질을 사용한 생활제품을 전세계로 수출한 미국 회사 '듀퐁'에 맞서 1999년부터 법정싸움을 이어온 변호사 '롭 빌럿'의 이야기다. 1999년'부터', 말이다.

기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미국답게, 그의 법정 투쟁은 지난하기 그지없다. 법은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고, 이를 뚫기 위해서는 필살의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롭은 엄청난 집념으로 활로를 뚫는 데 성공하는데, 그러자 듀퐁은 지연 전략을 쓴다. 서류 속에 그를 묻어버리는 식이다.

그럼에도 롭은 좀처럼 포기하질 않는다. 모든 서류를 뒤져내 또 다시 약간의 활로를 뚫는다. 이제 듀퐁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샘플을 채취해 그들의 건강이 악화됐음을 증명해내면 소송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까지 접어든다. 그게 2005년 즈음이었던가. 하지만 샘플을 채취한 주민의 수가 워낙 많아 검사는 지지부진하게 늘어진다.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또 수 년의 시간이 흐른다.

그동안 주민들은 롭을 원망하기 시작한다. 금방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이 자기들을 부추기더니,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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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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