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장모님, 우리 장모님
2022/11/28
장모님께서
우리 집에 오셨다.
추운 겨울, 이 세상에 딸 '단아'가 태어났다. 노산의 산모였지만 자연 분만에 도전해보고 싶은 아내였다.
하지만 10개월 꽉 채운 딸은 무려 2일이나 지나서 새벽에 양수를 터트리며 세상에 나올 준비를 시작했다.
덤덤하게, 태연한 태도로 천천히 짐을 싸서 우리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예정된 계획대로 '제왕절개'
나이 때문일까, 제왕절개 때문일까
아침 9시에 수술을 시작해서 16분 만에 태어난 단아와 다르게 아내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4박 5일 동안 내내 통증과 싸워야 했고, 인류의 진화과정처럼 점점 직립 보행을 할 때가 되자 자연스럽게 퇴원을 했다.
약 2주간의 조리원, 누가 편하게 쉬어가는 기간이라고 했을까
24시간 틈틈이 자는 시간 빼고는 아이 모유 수유하기, 마사지받기, 유축하기 등 모든 게 처음인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겪은 아내는 매일매일이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첫날, 장모님께서
우리 집에서 주무셨다.
솔직히 조금 어색했지만, 흥미로웠다.
2시간마다 깨는 딸, 뭐부터 해야 할지 정신없는 나와 아내
하지만 우리에겐 '장모님'이 계셨다. 하나부터 열까지 당황하지 않고 갓난아이를 케어하셨다. 노장의 힘과 지혜는 감히 말로 설명하기엔 어려운 그런 존재로 보인 게 사실이다. 사실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지 모른다. 매일 영상 통화로만 보던 딸이 집에 온 첫날,
''울면 어떡하지?'', ''똥은 싸나?'', ''난 뭘 해야 하지?'', ''안다가 떨어지면?''
걱정이 태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딸과 함께 또 한 명의 식구, 할머니가 생기게 되었다.
주 2일 근무제
노장 투혼
장모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 2일 동안, 우리 집으로 출근을 하신다.
오전 11시에 출근하시고, 오후 5시가 넘으면 퇴근을 하신다. 6시간 근무라고 하면 오해다. 서울 마포에서 5...
브랜드 독립 기구【우리는 왕조시대】
호랑이 기운으로 브랜드의 힘을 싣기 위해 투쟁하고, 의미있는 경험을 만듭니다.
동시에 9개월차 딸 단아와의 보통의 날들에 대한 경험을 기록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