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났다고, 잊혀지는게 아니다]

김재성 작가
김재성 작가 인증된 계정 · 작가, 프레젠테이션 전문가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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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 잠깐 사업을 한 적이 있다. 프레젠테이션 관련해서 슬라이드를 만들어주는 사업이었다. 학생이었기에 야심차게 시작했고, 다소 어려움과 부침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기업/대정부 등 괜찮은 고객사도 있었고, 다시 찾아오는 고객도 있을 만큼 못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20대 중반에 시작한 일이니 뭘 그리 잘 알겠는가 ㅎㅎ 나는 선배들을 만날 때 마다 내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선배님들께 드리곤 했다. 선배님들이야 다들 기라성같은 분들이셨으니 혹시나 나에게 도움을 주실 분이 계실지도 모른단 막연한 기대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사업을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 그 중 한 분이 내 명함을 받으시더니 그 명함을 구겨서 내 얼굴에 던지셨다.
너 지금 번듯한 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배워야 할 상황에 무슨 '헛짓거리' 하냐는 게
그 분이 나의 명함을 구겨 내게 던진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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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다기 보단 당황하고 그냥 어이가 없었다. 함께 계시던 다른 선배님들도 당황하시긴 마찬가지였고, 나를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취해서 그런것일테니 좀 참으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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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단순히 모욕을 당한 것으로 여겨진 데에서 끝난건 아니었다. 나는 그 이후 고객사가 다시 일하고 싶다고 연락이 여러차례 오면서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게 아닌가?'에 대한 고민을 서서히 희석시킬 수 있었다. 그 분이 내가 그 고민을 하게 만든 장본인임은 당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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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의 직업은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임명직이 아니면 표를 먹고 산다.
꽤나 큰 꿈을 가지고 계셨던 그 분은 여러 번 시장과 국회의원의 문을 두들겼다.
나는 그 분이 안 되길 바라거나 그 분을 원망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선거 때가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변인과 연결된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자신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해야 하는게 당연함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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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방법은 매우 촌스러웠다. 아무 연관도 없...
김재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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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 컨텐츠를 만듭니다 - 서울대 컴퓨터 공학부 졸업, 맥킨지 컨설턴트로 근무 - IT 대기업 전략팀 근무 중 - 저서 * 당신을 위한 따뜻하고 냉정한 이야기 (2022) * 슈퍼업무력 ARTS (2020) *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2(201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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