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리뷰
2023/10/03
인류학으로도 사회학으로도 에세이로도 멋진 글이다. 임소연은 강남의 성형외과를 참여 관찰한다. 그런데, 다소 깊게 참여한다. 단순히 상황을 지켜보거나 라포르를 형성하는 데서 더 나아가, 직접 성형을 받는다. 어쩌면 연구의 객관성이 악화될지도 모르지만 기꺼이 받아들인다. 책은 객관적이고 학술적인 비평 언어와 거리를 둔다. 오히려, 구체적인 경험과 감정을 써 내려간다. 기존 페미니즘의 언어가 '몸'을 분석한다면, 임소연은 '살'을 서술한다.
이론의 언어는 '왜'에 집중한다. 왜 성형을 하는지, 거기에 어떤 사회적 구조가 있는지 등. 페미니즘은 젠더권력과 외모주의를 옳게 지적한다. 다만 거기에 그친다. 구조에 충격을 주거나, 개별 행위자를 '각성'시키기엔 힘에 부친다. 때론 분석의 대상을 내려다보는 대상화에 빠질 위험도 있다. 그래서 임소연은 '어떻게'에 집중한다. "나는 선택 이후 여성의 삶이 궁금했다. 특히 페미니스트적이지 않은, 가부장적 외모지상주의에 순응하는 선택을 한 여성의 삶이(p. 229.)" 구체적인 상황에서 행위자를 관찰하고, 다양한 의미를 발굴한다. 일견 평범한 순간들을 바라보며, 구조를 흔들 힘을 포착하고 재해석한다.
'성형괴물'을 전유하는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다. 성형의 결과가...
이론의 언어는 '왜'에 집중한다. 왜 성형을 하는지, 거기에 어떤 사회적 구조가 있는지 등. 페미니즘은 젠더권력과 외모주의를 옳게 지적한다. 다만 거기에 그친다. 구조에 충격을 주거나, 개별 행위자를 '각성'시키기엔 힘에 부친다. 때론 분석의 대상을 내려다보는 대상화에 빠질 위험도 있다. 그래서 임소연은 '어떻게'에 집중한다. "나는 선택 이후 여성의 삶이 궁금했다. 특히 페미니스트적이지 않은, 가부장적 외모지상주의에 순응하는 선택을 한 여성의 삶이(p. 229.)" 구체적인 상황에서 행위자를 관찰하고, 다양한 의미를 발굴한다. 일견 평범한 순간들을 바라보며, 구조를 흔들 힘을 포착하고 재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