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끔해진 얼굴로 다시 만나길.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8/25
봄과 무더운 여름을 지나며 나무들이 몰라보게 쑥쑥 자랐다. 집으로 올라오는 산길은 뻗어 나온 나뭇가지들로 온통 터널을 이루고 있다. 안그래도 좁은 길이 우거진 나뭇잎들로 더 좁아 보이고 차가 지나갈 때면 나뭇가지와 잎들이 차 위에 부딪히기도 한다. 언제 날 잡아 왕창 잘라내야지. 생각만 하면서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가고 나무들은 더 맹렬히 기세를 떨치며 자라나 점점 두터운 터널을 만들고 있다.

오늘은 만사 제쳐놓고 나무 좀 자르자구.
마침내 인내의 한계에 다달았는지 남편이 선언을 했다. 요즘 날씨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다. 새벽부터 해뜨기 전까지. 저녁 해가 진 뒤 어두워질 때까지.
그 시간에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 많은 일들을 제쳐 두고 나뭇가지를 자르자고 할만큼 참을 수 없이 나무가 우거져 시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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