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돌아다니는 여자가 다 숏컷이라면?

alookso 유두호
에디터노트

온라인 여성혐오가 현실에서 폭력으로 발현됐습니다. 지난 5일, 경남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이 ‘여자인데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20대 남성에게 폭행 당했습니다.

“숏컷은 높은 확률로 페미니스트!” 이렇게 말하며 여성을 비난하는 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건 양궁 선수 안산의 사례입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에 오른 그의 SNS 계정에 한 누리꾼이 “왜 머리를 짧게 자르나요?”라고 묻자 안 선수는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안 선수를 비롯해 숏컷 여성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이에 반발해 트위터(현 X)를 중심으로 해시태그 운동이 전개됐습니다.

#여성_숏컷_캠페인이 2년 4개월 만에 돌아왔습니다. 2023년 11월 7일 오후 3시 현재, X에는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만 건 이상 올라왔습니다. 각자의 이유로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여성들과 대화해봤습니다. 서울과 대전 그리고 전라도와 경상도에 사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게.




“내게도 일어날까 두렵지 않아요?”

김덕칠(가명) 20대, 대전
2019년부터 짧은 머리를 유지해오고 있어.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하고 있어. 그래서 태권도, 검도, 주짓수 같은 걸 배우려고 해.

무빙(가명) 20대
2016년 강남역 사건 이후 7년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여성 혐오가 만연한 현실이 무서워. 지하철에서 페미니즘 도서를 읽던 어제의 나는 운이 좋아 산 것뿐이었다고 생각했어.

사안(가명) 30대, 서울
숏컷 여성 폭행 사건을 보며 얼마 전 사회적 이슈였던 칼부림 사건들이 떠올랐어. 여성혐오를 바탕으로 하는 ‘인셀 범죄’가 한국 사회에 점점 많아진다는 생각도 들었어. 이전에는 ‘인셀’들이 주로 온라인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이제 오프라인으로 나오고 있는 걸 피부로 느껴.
>>> 인셀이란?
인셀은 젊은 남성이 스스로를 ‘비자발적인 독신주의’로 표현하는 용어다. 연애 또는 섹스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은 남성이 주로 온라인 게시판에 모여 여성을 향한 분노와 혐오를 표출한다.

김동진 40대, 서울
나 같은 40대 아줌마는 저런 남성, 즉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들이 여성으로 보지도 않아. 그래서 2030 여성보다는 이런 여성혐오 범죄에 노출되는 경향이 좀 덜하다는 생각이 들어. 물론 친밀한 관계에서 폭행 당하거나 살해되는 나이든 여성도 많지만. 진짜 걱정되는 건 딸들이야. 큰아이는 만 18세로 곧 성인이 되고, 저런 남자애들과 섞여서 세상을 살아가야 해. 딸이 성인이 되어 나가게 될 세상이 안전하지 않은데 어떡해야 하나 걱정이야.

숏컷 인증한 이유가 뭐야?

13명 참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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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숏컷 캠페인에 참여한 이유를 댓글로 적어주세요. 모방 범죄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성들에게 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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