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발!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11/14
환한 아침햇살이 창문을 가린 블라인드 너머로 들어왔다. 지윤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분명히 알람을 맞춰 두고 잠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햇살 덕분에 알람보다 조금 일찍 깬 거였다. 잔뜩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 지윤은 칫솔에 한 줄로 가지런하게 치약을 짠다. 경쾌한 치카치카 소리가 좁은 화장실 안을 가득 채웠다. 

   본래 지윤이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부분 머리를 감는 거다. 따뜻한 물로 머리를 감고 마지막에 시원한 물로 헹구어 주면, 남은 잠이 달아나는 것은 물론 밤새 잠들었던 정신이 또렷해진다. 쏟아지는 물줄기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느낌이 좋다. 밤새 건조해졌던 머리카락이 청량하고 촉촉해진다.

   머리카락을 꼭꼭 짜내어 수건으로 말린 후에는 드라이 타임이다. 따뜻한 드라이어의 바람이 두피와 젖은 머리의 잔 물기를 싹 골라내어 훑고 지나간다. 그다음엔 차가운 바람을 선택해서 머리카락 전체를 털어내듯 말려주면 미처 풀지 못한 지난밤의 남은 피로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 같다. 한결 개운해진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 된다.

   지윤에게는 오늘부터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되는 긴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거의 5~6년 동안의 남은 연차를 모두 모아 한 번에 쓸 기회가 생겼다. 막상 쉰다고 생각하니 무엇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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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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