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함으로써 맞설 수 있다고 : <바람의 세월> 리뷰

정걸
정걸 · 질문의 적극적 실천
2024/04/18
영화 <바람의 세월> 스틸컷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는 왜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걸까. <바람의 세월>은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사상자를 자아낸 국가적 참사 피해자들을 기록한 아카이브 다큐멘터리다. 평범한 부모에서 세월호 가족협의회가 되기까지. 그들이 거쳐야 했던 풍파의 시간은 푸티지의 형태로 재구성되고, 인터뷰를 통해 2024년 지금의 유가족들과 맞닿는다.

약 3,650일 동안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설치했다가 철거했고, 안산부터 팽목항까지 두 발로 걸어 냈다. 여러 차례의 단식과 삭발, 청와대 노숙, 당 사무소 점거 그리고 농성을 계속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많은 것이 변하지 못했다. 10월 31일 이태원으로, 5월 18일 광주로 가지를 뻗어내며 겹치는 눈물 자국은 ‘왜 아직도 세월호 얘기를 하냐’는 고리타분한 지적에 통쾌히 답을 내보인다.

결말을 아는 투쟁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의 세월>은 무기력하지 않다. 카메라가 담은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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