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은 채식주의자] 비건 지향 직장인의 (고단한) 사회 생활 이야기

사니꼬리 · 멍멍.
2023/05/31
인터넷에 한국인의 밥 사랑.jpg 이란 제목으로 돌아다니는 사진이다. 만났을 땐 "밥 먹었어?"가 헤어질 땐 "나중에 밥 한번 먹자!"가 인사인 그야말로 밥으로 하나 되는 나라다.

책 <아무튼, 비건>을 읽고 고기가 사실은 동물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곧바로 비건 지향인이 되었다. 그즈음 마침 한 마리의 개와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지체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개처럼 닭도 돼지도 눈동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더는 공장식 축산에 조금도 힘을 보태고 싶지 않았다.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밥을 너무도 사랑하는 나라에서 '사회생활에서의 어려움'이 사람들이 비건 지향 생활을 망설이는 큰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 겪으면서 알았다.


그날은 협의실에 나 포함 네 명의 교사가 모여 앉아 있었다. 나는 이제 막 전입을 온 터라 우리는 만난 지 채 며칠이 되지 않은 사이였고 서로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다. 몇 번의 식사를 함께해서 내가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자연스레 그날의 대화 주제가 됐다. 한 선생님은 내가 어떤 이유로 비건을 지향하게 됐는지,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질문해 왔다. 내 생각과 마음이 왜곡 없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답했다. 왠지 면접을 보는 느낌, 내 답변에 즉각적으로 점수가 매겨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마지막 질문은 이랬다. "아기를 낳으면 그 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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