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4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어떤 글을 읽고 댓글을 하나 남겼다가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SNL이 더글로리를 패러디하면서 고데기로 쥐포를 익히는 장면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는 기사였죠. 더글로리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고데기로 괴롭히는 설정이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에 SNL이 이를 웃음 소재로 삼아 패러디한 것은 경솔했다는 의견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의 대부분은 ‘뭘 그런 걸로 불편해 하냐, 불편러들’이라며 SNL을 옹호하기 바빴습니다. 직접적으로 사람을 괴롭힌 것이 아니라 쥐포로 패러디를 했을 뿐인데, 왜 그것까지 태클을 거냐는 의견이었죠. 물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여기저기서 많이 보시는 악플들처럼 반대 의견을 맹렬하게 비난하기 급급한 댓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거의 100%였죠. 보자마자 하이에나가 낄낄거리는 모습이 생각나는 댓글창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이렇게까지 되었나 싶어 조금 놀랐습니다. 이것이 이렇게 비난 받을 의견인가 하고요. 페이스북을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서인지, 페이스북 페이지 곳곳에 인스타보다 더 한쪽으로만 치우친 댓글들을 많이 보긴했지만, 이번에는 좀 심하다 싶을만큼 치우쳐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는 사실 반대되는 댓글을 남기지 않는 것이 개인의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 좋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저는 용기내어 댓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농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실제 사건의 피해자 분들에게는 패러디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농담의 기준이 참 다양한 것 같다.’고 남겼습니다. 굳이 욕먹을 각오를 하고 일부러 댓글을 남긴 이유는 이 글들도 결국 누군가가 지나가다 보게 될 것인데, 특히 아직 자신의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이 댓글들을 보고 이런 가치관을 갖게 될 것이 두려웠기...
일어일문을 전공하고, 게임PM으로 일하며 미국에 파견 나갔다가, 지금은 독일에서 도시문화학을 공부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