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지는게 무서워서 연필을 쓰지 못 하면

애옹 · 그렇다가도 그래지는 것들
2022/09/17

바래지는 추억과 잊혀지는 기억이 무섭다.
나에겐 그런 기억이 아주 드무니까.
아주 가끔씩 너무 행복한 순간들이 다가올 때가 있다.
이 순간 만큼은 오래 되어 색이 바래지지도, 내 기억에서 잊혀지지도 않고 내 삶에 영원히 남아 있었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 갈 힘을 얻을 수 있다며 자만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는 그래.
나의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볼펜으로 기억을 남기자. 연필을 시간이 지나면 바래서 없어지니까. 세월의 흔적에 완패해 사라지니까.
그러니까 볼펜을 꾹꾹 눌러서 자국을 남기자.
좋은 순간들, 좋은 기억들이 생길때마다 볼펜으로 눌러쓰며 자국을 남기자.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나는 것이다. 

볼펜으로 눌러 쓴 기억이 너무 많아서 더 좋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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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인연들과 바래진 기억들,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선명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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