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혐오의 정치 : 윤석열의 경우

김학준
김학준 인증된 계정 · 어쩌다 분석가
2022/12/09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윤석열 대통령이 선보인 대선 캠페인은 혐오선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비근한 예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숏폼’공약이다. 왜 없어져야 한다거나 어떻게 없애겠다와 같은 설명은 없이, 여성가족부 창립 이래 항상 있어왔던 근거없는 증오감에 기대어, 딱 한 마디를 던졌다. “여성가족부 폐지”.
    캠페인 뿐이었다면 차라리 다행이었을 싶었을 혐오선동은 서글프게도 계속 이어질 듯 하다. 예컨대 최근 밝혀진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대한 대통령실의 요청사항, 즉 ‘무정차통과’가 그렇다.(출처) 이 ‘요청’이 시민들에게 요청하는 반응은 이런 것이다. “여러분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다만 시위하는 이들 때문에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무정차통과라는 불가피한 조치를 취합니다. 불편하시면 저들을 탓하십시오.”
    뿐인가. 최근 대통령 지지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화물노조 파업 대응에서도 ’법과 원칙‘을 말하며 해결을 위한 과정을 생략해버린 채 구조적 문제에의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고 있다. 아니, 임기가 얼마 지나지도 않았지만, 증상 자체에만 발작할 뿐 원인을 면밀하게 파악하거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이제 윤석열의 ‘통치’스타일로 굳어질 것처럼 보인다. 초기의 혼돈에서 벗어나,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을 시원시원하게 응징하는 PI(President Identity)를 정립한 것이다. 이러한 PI는, 실상 ‘빠르게 가’ 운운하던 시절부터 착수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보여주는 정치, 아니 정확히는 통치행위는, 정말로 혐오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혐오는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듯 ‘역겨움’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혐오란 특정한 사회 집단에 대한 편견이며 그 편견에 기대 차별 등을 합리화하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정부가 혐오를 적극적으로 조장하는 통치를 하고 있다고 할 때, 이들의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핵심적인 ‘혐오’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앞선 사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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