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이즘’이란 무엇인가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3/12/01
연극 '노라이즘' 소개 기사의 일러스트(핀치)

‘노라이즘’이란 무엇인가

끊임없이 보편을 내세워 여성을 변방으로 몰아내고자 한 역사적 흐름과 동궤에서 ‘인형의 집’ 역시 인간 자각의 문제로 이해되어야한다는 주장이 지금까지 지속되어왔다. 그런 점은 처음 입센이 수용되었던 당시에도 있었던바 번역자 양백화는 『매일신보』 연재가 끝난 후 게재한 글에서 ‘부인문제를 부인재료로 쓰려 한 것도 처음부터 입센의 계획이었음은 명료하도다 ...(중략)... 참된 극으로 근대의 가정상태, 더욱이 결혼과 관계된 모든 문제를 말한 진정한 가정극’이라고 ‘인형의 집’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형의 집’이 여성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노라가 여성이라는 것이 분명히 인식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내장하게 된다. 『매일신보』 연재 이후 ‘인형의 집’은 본격적으로 이전의 자각론이 아닌 성적 관계 혹은 성적 도덕의 의미로 재배치된다. 김석송은 「성적관계의 일 고찰」에서 입센은 ‘사상방면으로 본 부인문제의 제1보’라고 했고, 최창현은 「부인운동」에서 부인문제를 결혼, 직업, 교육, 권리 4개로 나누고 인형의 집이 결혼문제 속에 위치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에 숨겨진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여성의 문제가 정조와 같은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단속으로 고착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남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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