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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4/03/24
  오로지 저의 경우에 한해 생각해봅니다. 저라면 절대 주지 않을 거에요. 저는 부모에게 아동학대를 받으며 컸어요. 대학생이 되고 대학원을 다닐 때까지 학대를 당했죠. 쉰밥과 상한 반찬을 주고 식탁에 앉지도 못하게 하고 제대로 된 옷 한 벌 사주지 않았죠. 오죽하면 백모님께서 자기 제 사이즈에 맞는 옷들을 자기 자녀가 커서 옷이 작아졌다며 매년 보내주셨을 정도니까요.

  초등학교에 다니며 용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지원이 끊어졌죠. 적어도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옷은 물려 입어도 어린이집에서 필요한 물품은 사 주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용돈, 하루에 100원 정도의 용돈을 주기 시작하고 다른 모든 지원이 끊어졌어요. 준비물도 용돈을 모아 사야 했고, 그렇지 못하면 친척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옷은 물려받은 옷을 입어야 했어요. 운동회나 학예회, 학부모 참관수업에도 오지 않았죠. 

  상급학교에 올라가면서도 용돈이 아주 조금 더 올랐을 정도로(주에 2000원 정도) 변화가 있었을 뿐, 참고서나 문제집은 교무실에서 교사용을 얻어 써야 했고, 교복도 물려입기를 해야 했어요. 그리고 그 즈음부터 제 몸이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병가를 받아도 부모는 누구도 저를 데리러 오지 않았고 선생님 차를 타고 병원에 가야 했고, 병원비도 주지 않았어요. 

  고등학생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교복은 물려입고, 문제집은 교무실에서 받아 쓰고, 필요한 학용품이나 준비물은 용돈을 모아서 사야 했죠. 그렇지 못하면 교무실에서 빌려 써야 했고요. 상급학교에 올라가면서 무상급식 외에는 급식비(저녁밥)도 주지 않아 굶어야 했습니다. 고3 때 하는 학부모 상담에도 오지 않았고, 수시 지원서를 낼 돈도 주지 않아 담임 선생님께서 돈을 대신 내 주셨죠. 이 때부터 폭언이 더 심해졌어요. 여자가 무슨 대학교냐며 술집 여자가 되거나 공장에 가서 오빠 대학 등록금을 벌어오라고 했고, 대학에 합격한 걸로 제가 유세를 떤다며 머리채를 휘어잡혔죠. 이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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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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