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는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9/06
오랜만에 산길을 걸어 올라왔다. 
늦은 오후라서 그런가 이젠 오르막도 걸을만하다.  숲에서 흘러 나오는 공기가 신선하고 시원하다.
산어귀에 있는 집들은 꽃을 참 예쁘게도 키웠다.  나도 좀 더 부지런을 떨면 저렇게 보기좋게 가꿀 수 있으련만 아무래도 나는 그쪽으론 소질이 없는 모양이다. 봄에 꽃씨를 뿌리느라 뿌렸는데도 꽃이 그 어느 때보다 빈약하게 핀 걸 보면 뭔가 요령이 있어야하나 보다. 
해마다 씨를 뿌리지 않아도 탐스런 융단 같은 꽃을 피우던 맨드라미조차 올핸 눈을 씻고 찾아도 안보인다. 천일홍이며 금잔화 그 밖에 이름을 미처 모르는 꽃씨도 적잖게 뿌렸건만 꽃을 피운 건 겨우 코스모스 종류와 백일홍 그리고 봉숭아가 전부다.

산으로 오르는 길섶에는 소박한 들꽃들이 곳곳에 피어있다. 아무도 지나다니며 봐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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