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과 장영실의 불멸의 로맨스
2023/09/26
이도(한석규)는 꿈이 많다. 왕이라서 백성 걱정으로 하루를 산다. 백성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이도의 꿈이다. 하지만 조선의 지위는 명의 아래에 있다. 명의 신하가 오면 조선의 군주인 이도는 절해야 한다. 조선 백성이 잘 사는 건 곧 조선이 잘 사는 것. 명이 이를 그냥 둘리가 없다. 시계도 만들고 천문 관측기도 만들고 한글도 널리 배포해서 백성들이 시간에 따라 하루를 잘 사용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며 삶의 질이 나아지면 좋겠는데 이는 곧 혁명과도 같다. 혁명엔 반대가 따른다. 기득권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거니까. 명을 따르는 궁궐의 신하들은 목이 터져라 반대한다. 이도가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반대한다고 모두 죽일 수 없다. 그들 역시 조선의 일부이자 기득권의 대표이고 모두 쳐 죽인다고 해서 모두가 자신의 뜻을 무조건적으로 따를리는 없기 때문에. 선왕의 경우도 피에 젖은 용포만 남겼을 뿐. 하여 이도의 낯빛은 밝아 질길 없다. 별이 뜨기 전까지 그랬다. 이도의 깊은 그늘 위로 장영실이라는 별이 떠오르기 전까지는.
영실(최민식)의 등장으로 이도의 꿈은 실현되기 시작한다. 해시계, 물시계, 천문 관측기 등 하나하나가 모두 놀라움이자 위대함...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