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이
백송이 · 상식적인 세상을 꿈꾼다
2022/03/01


주5일제가 시행되기 이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은 밤낮 없이 불 켜진 사무실을 보며 "한국은 24시간 돌아가는 나라"라고 할 정도였지요. 저도 회사를 다닐 때는 밤과 낮, 새벽을 가리지 않고 일했던 대표적인 워커홀릭이었습니다. 하는 일의 업무 특성 상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과 분석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고 보고서 쓰고 하다 보면 저녁 식사까지 든든히 챙겨 먹고 밤 9~10시까지 일하는 것은 거의 일상이었지요. 어쩔 수 없는 업무였지만 즐겁게 일했고, 일 한 만큼 심야수당으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일하는 것이 그렇게 피곤하고 힘들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주5일이 시행되고 본격화 되기까지 많은 찬반 의견이 있었는데, 제가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건 일부 제조업을 제외한 기업측 보다는 근로자 측면에서 반대했던 것입니다. 근로시간을 줄이게 되면 일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데, 그 당사자인 근로자가 왜 반대했을까요?

바로 임금 문제였습니다. 그만큼 일을 안하는 것은 좋은데, 임금이 그 전만큼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월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제대로 휴식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처음에는 늘어난 휴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휴일을 보내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늘어난 휴일에도 짧은 알바 자리를 찾아 감소된 수입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 맞춰 지금에 이른 것이 넘쳐나는 비정규직 일자리와 짧은 자투리 시간도 이용하기 위한 앱테크 등의 일자리가 생겨난 것이지요. 물론 이 외에 각 사회나 지역, 업체, 개인에 따른 차이가 있어 개별성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적인 큰 흐름의 분위기는 이와 같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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