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잘 살아남아 보세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6/13
지금 오염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오염수를 마실 나라 자체가 사라지려 한다. 이대로라면 인구가 줄어서 시장과 안보가 무너질지 모른다. 더 많은 사람이 자살을 시도할지 모르고, 나라 전체에 마약과 묻지마 폭력이 확산할지도 모른다. 세상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다. 해결할 방법은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 방법을 원하지 않는다.

선진적인 국가들은 사회문제에 적절히 개입한다. 모두의 일할 능력을 개발하고, 충분히 보상받게 한다. 선진 국가에서는 누구도 위기 앞에서 혼자 되지 않는다. 물론, 고립에서 벗어나는 대가로 많은 세금을 낸다. 덴마크인은 소득의 절반을 세금으로 낸다. 심지어 부자든 빈자든 정률에 가깝게 소득세와 소비세를 감당한다. 세금은 현대인이 협력하는 방법이고, 선진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두텁게 협력한다.

문제는 우리다. 우리는 세금을 내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우리는 세금 혐오 이야기에 절여졌다.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을 보면, 항상 나라가 세금을 과하게 징수하는 탓에 선량한 백성이 고통받는 모습이 나온다. 감세는 언제나 좋은 정치로 포장된다. 인간이 호모 픽투스(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세금 혐오 이야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더 중요한 공범은 따로 있다. 우리는 서로를 제일 미워한다. 한국인의 적은 한국인이다. 누구도 혐오하는 인간을 믿고 가진 것을 나누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믿을 수 없어도, 살아남으려면 옆 사람과 협력해야 하지만, 사람은 원래 근시안적이다. 세율은 신뢰와 비례한다. 덴마크인은 서로를 믿는 만큼 세금을 내고, 우리는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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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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