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망할 것이다. 시끄럽고 약한 자들을 금지하기 때문에"

하미나
하미나 · 논픽션 작가
2021/12/10
1. 대한민국국제장애인무용제

얼마전 11월 23일 저는 고양시에서 열린 대한민국국제장애인무용제를 다녀왔어요. 김원영 작가와 프로젝트 이인이 함께 만든 <무용수-되기> 무용극이 엄청나게 궁금했기 때문이지요.
(프로젝트 이인: https://www.instagram.com/projectyyin/)

제가 참석한 날은 무용제의 마지막 날로, 3개의 무용극과 폐막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무용극은 에스티엘아트프로젝트의 <범주의 오류>로, 청각장애를 가진 남자 무용수 한 명과 비장애인 남자 무용수 두 명이 무대에 등장합니다.
두 번째 무용극은 김원영X프로젝트 이인의 <무용수-되기>로, 비장애인 남자 무용수 한 명과 휠체어를 탄 김원영 작가가 따로 또 같이 춤을 춥니다.
세 번째 무용극은 온몸컴퍼니의 <몸詩 : 몸으로 읊는 시>로, 뇌병변장애를 가진 남성 연출가가 비장애인 여성 무용수와 함께 춤을 춥니다.
(대한민국국제장애인무용제 프로그램 설명: https://kiada.co.kr/program/)

2. 무용수-되기

세 무용극이 모두 흥미로워보였지만, 아무래도 제가 편애를 하는 <무용수-되기>가 가장 세련되어 보였어요. 저는 프로젝트 이인의 작업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데요. 이들은 계속해서 무용수와 무용수가 아닌 사람, 춤인 것과 춤이 아닌 것들 사이를 흐려 놓는 일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여요. '춤을 추는 사람'으로 무대에 누군가를 세울 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어떤 불완전함, 흠결, 결여 따위를 적극적으로 춤의 세계로 다시 가져와 춤의 일부로 만들어버리는 것이지요.
춤을 글로 설명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기에, 제가 설명하는 대신 <무용수-되기>에 참여한 드라마투르그 하은빈의 글을 일부 인용하려 합니다.

"안무는 정지한 몸을 움직이는 몸으로, 춤추지 않는 몸을 춤추는 몸으로, 무용수가 아닌 이를 무용수로 바꾸어준다. 그래서 우리는 안무를 흔히 춤추기의 기술이라고 생각하며, 몸이 안무를 통과함으로써 춤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 즉 무용수가 될 것이라고 - 기대한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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