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 노옥희 교육감을 추모하며

정호익
정호익 · 대학생
2022/12/16
세상에는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은 참 많다. 그러나 그만큼 깊이 있는 따뜻함을 지닌 리더는 드물다. 그래서 노옥희 선생님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다. 다시 만나기 어려운 리더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꺾을 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이 글을 남긴다.

노옥희 키즈,

고등학생 시절 학생회 임원 활동을 했었다. 우리의 과제는 케케묵은 교칙을 ‘보다 실용적이고 인권친화적인 약속’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공든 시간 끝에 교칙은 개정되었고, 나는 그 성공이 ”역대 학생회가 잘했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배경에는 노옥희 교육감의 정책이 있었다.

노옥희 교육감은 ‘학생 참여예산제’를 확대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 활동을 기획하고 관련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덕분에 학생회는 교칙 개정에 필요한 각종 토론회 등 공론 절차를 준비할 수 있었고, 학교 공동체 내의 합의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 냈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 있어 그 어떤 시험공부보다 값졌다. 그래도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교훈을 배웠고, 고되었지만 성공한 경험을 해봤기에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형성하게 되었다.

교육감은 행정가 이전에 ‘교육자’ 여야 한다. 그 지점에서 노옥희 교육감은 이전과 달랐고 탁월했다. 지역의 평균 학력 점수를 올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라 여겼던 여느 교육감들과 달랐다. 그녀에게 중요한 교육은 학력 점수가 아니라, 학생들 각자가 특수한 개인이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있게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었다.

울산 최초 진보 교육감이었던 노옥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보수적 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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