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계몽(啓蒙) 이야기: 과감히 알려는 노력이 세상을 비춘다

나반의 정원
나반의 정원 · 정치학과 국제 관계 및 불교에 관심
2023/01/02
계몽의 순간에 지혜의 신인 로마의 여신 미네르바가 빛을 비추는 동안 전세계의 종교들이 회합함, 다니엘 호도비에츠키(Daniel Chodowiecki) 1791년 작-출처-위키 백과

계몽의 어리석을 몽(蒙)자를 나는 어려서 접했다. 육이오 사변 때 서울에서 부모님의 고향인 시골로 피난 가서 학교가 문을 열 때까지 서당에 다녔던 까닭이다.
 
 서당에서는 천자문을 떼고 나서 동몽선습(童蒙先習)과 계몽편(啓蒙篇)을 배웠다. 둘 다 몽자가 들어간 책이다. 동몽선습은 천자문을 떼고 난 미숙한 아이가 먼저 배우는 책이다. 그 다음에 배운 책이 계몽편인데 하늘, 땅, 물건, 사람에 관하여 기초를 배운다. 그러나 그 때 다시 학교가 열리게 되어 나의 서당 공부는 다음 순서인 통감절요(通鑑節要)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끝났다.
 
나는 서울에서 2학년을 다니다가 시골로 피난 와서 학교가 다시 열리자 그냥 3학년으로 학교에 들어갔다. 한문을 익히면 문리가 난다고 하더니 한 학년을 월반했는데도 성적은 좋아서 줄 곳 일등을 다투면서 졸업 했다. 부모님은 자식을 교육 하고자 하는 교육 열이 강하셔서 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불구하고 중학교부터 나를 서울로 유학(?)시키셨다.

나의 부모님 세대는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셨다. 선진된 서양의 문명을 배워야 한다는 구한 말 때 시작된 시대 정신을 계승한 것 같다. 서양을 발전시킨 계몽 사상의 표어가 바로 “과감히 알려고 하라,”이었다.

사전에서 몽(蒙) 자의 풀이를 보면 풀(艹)로 덮인(冖) 구멍(-)에 돼지(豕)가 사는 곳으로 되어 있다. 멧돼지 집은 빛이 들지 않아 어두움 속에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위정자들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알려 하지도 않고 그들의 선전에 속고 있는 사람들을 개 돼지라고 부르는 것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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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국제 정치학과 정치 철학, 그리고 남북한 관계와 중국 문제를 연구하고 강의하였으며 대학 총장을 역임하였다. 금강경 연구, 원효와 백성욱 박사에 관한 논문을 쓴 불교 연구자이다. 본명은 정천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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