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펜서〉, 자기만의 차

채경
채경 · 개인적인 글쓰기
2022/03/23
Why are you driving yourself?
Well, cars don't drive on their own.

왜 직접 운전해서 오셨어요?
차는 저절로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영화 스펜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운전기사 없이 직접 포르쉐911을 몰며 길을 헤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안락한 뒷좌석에서 목적지까지 가장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기꺼이 운전하며 방랑한다.

다이애나는 '집'에 가고 싶어한다. 그 집은 '백마 탄 왕자가 사는 궁전'이 아니다. 진짜 왕자와 결혼한 그녀는 백마 탄 왕자의 판타지 대신 '씨만 뿌리고 다니는 남자들' 뿐인 현실을 깨달았다. 궁전은 외롭게 혼자 남은 그녀의 모든 행동과 말을 감시한다. 머릿속 생각까지도. 감시하는 눈을 피해 달아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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