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명절마다 돌아 보는 가족 갈등.

김사라
김사라 인증된 계정 · 워킹맘 한의사이자 목사 딸 후레자식.
2023/01/26

명절에 더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혈연관계의 단절로 인해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가족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혹은 어떤 이유로든 가족을 만나선 안될 사람들. 

“애초에 가족이 따뜻한 휴식처였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어요. 아주 어릴 적부터 심하게 많이 맞았거든요.”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신체적 체벌을 받거나 정서적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이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그러하다. 분명히 혼날만한 잘못을 저질렀을 땐 특히나 집에 가기가 싫었다. 달리 갈 곳이 없어서 들어갔을 뿐이지, 매맞을 것이 확실시 되었을 때 그 공포감이 아직도 기억난다. 다 커버린 지금도 공포감이 문득문득 솟아오를 때가 있을 정도로.

그런 내가 성년이 되어 나름대로의 자존감을 유지하며 원만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훈육’으로 행해지는 부모의 아동학대, https://url.kr/3ldbm1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고 스스로를 미워하며 방황하던 시기에 그 방황을 잡아주고, 가족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크게 마음을 써준 사람들이 있었다. 쉽사리 무너지던 마음을 지탱해주던 좋은 어른들이 있었고, 나의 경우엔 그들로 인해 종교적으로도 많은 배움과 성장이 있었다. 그런 기적 같은 순간들이 모여야 겨우 한 인간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런 이들에게 사회에서 만난 관계보다 가족 관계가 더 소원해지거나 가족과 아주 단절되는 것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낳아주고 아주 어릴 때 양육의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은 부모일지라도, 청소년기나 성인기 이후 실제 어른이 되기까지 절대적인 역할을 해준 것은 부모가 아닌 타인인 경우가 많거든. 그럴 때 자신이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핵심적으로 도움을 준 사람 : 가족이 아닌 타인일지라도 그 사람과의 관계가 훨씬 친밀한 것이 일면 당연하지 않은가. 

"왜 타인에겐 잘 하면서 부모한테 따뜻하게 해주지 못하느냐? "

애초에 그런...
김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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