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철들었다는 증거
2022/11/29
시그널
누구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부모님, 가족과 함께 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닐 테니 꼭 동일한 추억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든든한 배경이 가족이든, 형제든 혹은 친척 중 한 분이거나 또는, 혈육은 아니지만, 어떤 분을 통해 혈육만큼의 사랑이라는 자양분을 받고 자랐다면 분명, 삶의 어느 시점에 가슴을 울리는 신호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신호라는 것은 가령 이러하다.
'드라마를 보는데 주인공의 상대방의 관계가 마치, 엄마와 자신 혹은 큰 이모와 자신과 비슷하다.' 거나,
'소설을 읽는데 한 등장 인물의 역할이 자신의 어린 시절,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비슷하다.' 거나,
'라디오 청취자의 사연을 듣는데, 마치, 무뚝뚝하지만 은근히 뒤에서 모든 것을 챙겨주셨던 아빠와 비슷하다.'
는 식으로 전혀 예상치 않은 순간에 갑작스레 훅하고 치고 들어와 타성에 젖은 채,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내던 가슴에 소나기를 뿌리는 것 말이다.
만약, 당신이 학생이라면 이런 감정의 시그널은 ‘그저 부모님에 대한 감사’ 정도로 이어지며 엄마에게 톡 하나 보낼 정도겠고, 당신이 직장 생활을 한지 얼마 안 된 사회인이라면 ‘이렇게 힘든 사회생활과 남의 돈 벌기’를 수 십 년째 해내신 혹은 하고 있는 그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릴 것이며, 또 만약, 당신이 결혼을 했거나 혹은 이미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만한 나이라면 ‘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노고에 대한 눈물겨운 감사’와 더불어, ‘어쩌면 언제가 될지 모를 마지막 이별’에 대한 걱정의 첫 시그널이 될...
대중문화 작가
• 스타트업과 직장 생활
• 대중문화
• 영감과 깨달음
웹소설, 에세이 그리고 아이유 연대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