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의 세상에서 소수로 살아가는 법
2023/01/16
얼마 전에 치른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억나시나요?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고작 0.73% 득표율의 차이로 당선되었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과를 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근소한 차이더라도 윤석열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었기에 당선된 것이죠. 선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비등비등하게 득표했기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거예요. 만약 윤석열 후보가 압도적 득표 차로 당선되었다면 이재명 후보를 뽑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자신들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논문[1]은 이런 사회학적인 질문을 복잡계 연구로 풀어냈습니다.
얼죽아가 뜨죽따가 되는 과정(?)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을 전복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critical mass)은 사회 동역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온 주제입니다. 다양한 사례 연구에서 이 최소한의 인원은 전체의 10%에서 40%로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넓은 범위의 인원은 모형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한 연구는 소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고집’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2]. 오늘 소개해 드릴 논문은 이 ‘고집’을 절대적으로 설정했습니다. 즉, 소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신념을 고수합니다. 이 논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 집중합니다. 첫 번째, 사람들이 사회적 영향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입니다. 사회적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룬 의견에만 동의합니다. 만약 사회적 영향에 민감하지 않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않은 의견도 타당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
과학기술인 시민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동참합니다.
소수 의견(A)의 헌신적 지지자와 대중의 지지를 받는 헌신적 지지자(B)의 대결구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네요. 아마 좀 더 급격한 transition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은데, 이미 현재 모델에서도 transition이 그렇게 smooth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러나 저러나, 보다 현실적인 모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건 이미 소수가 아니라 다수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다수의견에도 헌신적 지지자가 있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어요. 이런 경우라면, 소수 의견(A)의 헌신적 지지자는 그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설득이 아닌, 대중을 품은 헌신적 지지자(B)와의 대결이 될테니 말이죠..
몬스님 :-) 제가 쓴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쓸 때 한 가지 고민했던 점이 있어요. 논문을 읽고 마침 한국에서 일어나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떠올라서 다수결의 사회에서 어떻게 소수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을 하다보니, 소수의 의견이 사회에 바람직하던 하지 않던, 고집스럽게 주장하면 그 주장도 결국에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히틀러 같은 경우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비판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경고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애초에 글을 쓰고자 했던 희망적인 메세지를 담아 글을 쓰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몬스님의 댓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소수 =/= 기득권자'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 있었던 것 같아요. 논문에서는 기존 사회를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촛점을 맞추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이미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건 이미 소수가 아니라 다수라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어떤 방식이든 그 체제에 굴복하고 있는거라고 할 수 있을테니 말이에요.
흥미로운 연구 소개 감사합니다. 소수의 헌신적인 지지자와 적당히 고집이 있는 군중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소수의 의견이 지배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한편으로는 소수 헌신적인 지지자가 임의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상 지배적인 위치, 예를 들면 따로따로 중심성이 높거나, rich-club을 구성하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이 경우에는 beta값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설명해 주신 연구에서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전복하는 것과 같지만 더 쉬운 방법으로,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지배하는 원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수 의견(A)의 헌신적 지지자와 대중의 지지를 받는 헌신적 지지자(B)의 대결구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네요. 아마 좀 더 급격한 transition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은데, 이미 현재 모델에서도 transition이 그렇게 smooth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러나 저러나, 보다 현실적인 모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몬스님 :-) 제가 쓴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쓸 때 한 가지 고민했던 점이 있어요. 논문을 읽고 마침 한국에서 일어나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떠올라서 다수결의 사회에서 어떻게 소수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을 하다보니, 소수의 의견이 사회에 바람직하던 하지 않던, 고집스럽게 주장하면 그 주장도 결국에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히틀러 같은 경우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비판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경고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애초에 글을 쓰고자 했던 희망적인 메세지를 담아 글을 쓰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몬스님의 댓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소수 =/= 기득권자'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 있었던 것 같아요. 논문에서는 기존 사회를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촛점을 맞추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이미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건 이미 소수가 아니라 다수라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어떤 방식이든 그 체제에 굴복하고 있는거라고 할 수 있을테니 말이에요.
흥미로운 연구 소개 감사합니다. 소수의 헌신적인 지지자와 적당히 고집이 있는 군중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소수의 의견이 지배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한편으로는 소수 헌신적인 지지자가 임의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상 지배적인 위치, 예를 들면 따로따로 중심성이 높거나, rich-club을 구성하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이 경우에는 beta값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설명해 주신 연구에서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전복하는 것과 같지만 더 쉬운 방법으로,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지배하는 원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