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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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아도 조선소 안 갑니다 - 윤석열 정부가 놓친 진짜 위험 신호

천현우
천현우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3/01/17
2023년에도 조선소는 인력난을 겪을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일손이 6천명 부족하고, 삼성 중공업 또한 3천명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2022년 2월 1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거제도 유세 현장에서 말했다. “대우조선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했다. 윤석열 정부가 보여 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전략은 2가지. 말 안 듣는 하청 노동자 법으로 때려잡기, 부족 인력 외국인 노동자로 메꿔넣기였다. 전략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하청 노동자들 입에 재갈은 물려 놨는데 정작 외국인 노동자를 못 데려왔다.

조선소는 지금 일감이 넘친다. 해운 시황도 좋고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로 분위기도 들떴다. 하지만 겉포장을 벗겨보면 복마전이 따로 없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조선소로 아무도 안 갈 것이다.
구조물 안에 스스로 갇힌 유최안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제공
경남 창원에서 5년 동안 용접사로 일했다. 경력이 쌓일수록 불량은 덜 내고 물량도 더 많이 뽑았지만 시급은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꿈쩍하질 않았다. 2020년 첫 급여 명세서를 받아보니 실수령액이 200만원도 안 됐다. 쉬는 시간에 월급 가지고 투덜대자 정년 퇴임한 지 2년째인 영감님이 말했다. “여기 오래 있지 마라. 용접은 물 위에서 해야 제 값 받는다.” 그때부터 조선소 용접사로 거듭나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했다. 기능장 자격증을 공부했고 필기 합격까지 했다. 그런데 요즘 조선소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갈 마음이 싹 사라진다.

조선업은 건설업과 육체 노동의 양대산맥이다. 일 자체가 건강과 돈을 맞바꾸는 일이다. 납기일도 짧아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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