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의 이유

9
9802 나가자 · 자유를 원해요
2022/11/15
서른 즈음에 한 공공기관에서 일을 했다. 내 옆자리는 상사이자 사수인 분이섰는데, 우리 엄마보다 한 살 어리셨다. 

그런데, 워낙 혼잣말을 많이 하셨다. 그렇게 나이 많은 분과 일하는 건 처음이라 다 대꾸를 하자니 내 일을 못하겠고, 안하자니 바로 옆에서 일을 지시받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나 불편했다. 

게다가 이 분은 화가셨다. 사무실에 걸려 있는 그림도 이 분이 직접 그린 그림이었다. 그러니 문서 하나 작성하는데 편집을 엄청 하셨다. 표라도 하나 들어가면 색깔을 채우는데 엄청난 공을 들이셨고 나는 계속 코멘트를 해드려야 했다. 

문제는 십 여년이 지난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옆자리 젊은 선배가 뭐라도 코멘트 줬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 집...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9
팔로워 1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