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는 마음

퇴치1
퇴치1 · 주로 애니메이션
2023/03/15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리뷰
스틸컷 출처: 다음 영화
여고생 ‘스즈메’는 등굣길에 의문의 남자 ‘소타’와 마주친다. 알 수 없는 느낌에 사로잡혀 소타의 뒤를 쫓은 스즈메는 마을 폐허에서 문을 발견한다. 문을 열자, 그 속엔 밤하늘의 공간이 펼쳐져 있다. 반대편에는 돌 하나가 발에 채인다. 스즈메가 돌을 뽑자, 일순간 돌은 고양이로 변해 그 자리를 벗어난다. 학교로 돌아온 스즈메는 지진 경보와 동시에 방금 다녀간 폐허에서 붉고 거대한 형상이 승천하는 것을 본다. 급하게 돌아간 폐허의 문에서 검붉은 형상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문을 닫으려 소타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행히 스즈메의 도움으로 문을 닫는다. 내막은 이렇다. 스즈메가 실수로 열어버린 문은 지진을 부르는 ‘미미즈’를 차단하는 장치였다. 그런데 심지어 스즈메가 돌(=묘석)을 뽑는 바람에 일본 전역에 산재한 재난의 문이 열릴 지경에 처했다. 미미즈를 막기 위해 스즈메와 소타는 문단속을 하러 길을 나선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22년 작 <스즈메의 문단속>(이하 <스즈메>)까지 확인하고서야 확실히 그의 세계관 변화가 체감됐다. 고백하자면 <스즈메>를 포함해 소위 재난 3부작으로 통칭하는 그의 근작 중 앞선 두 편,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를 보고 감독의 저의를 의심하기도 했다. <너의 이름은.>의 원상복구 테마와 <날씨의 아이> 속 표백적 공간으로의 회귀가 종래에 순수성이 가닿는 폭력적 세계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영화 사이에서 나름대로 합의점을 마련한 듯한 이번 작품은 결국 감독이 전하려 한 이야기를 비교적 또렷이 담아낸 듯하다. 


신카이 마코토 난감
스틸컷 출처: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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