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진료 대란의 현장에서
2023/12/12
이 글은 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이미 올린 글입니다. 얼루커들과도 의견 나눠봤으면 합니다.
독감 진료 현장에서의 잡감- 소아과 오프런과 의료상업화에 대해
독감 진료 현장에서의 잡감- 소아과 오프런과 의료상업화에 대해
두 달 전 쯤 두 아이가 잇따라 A형 독감에 걸렸다. 진료는 보험 적용이 되지만, 독감 검사는 비급여라 아이마다 5만원 정도씩의 진료비가 들었던 기억이다. 거기에 학교에 제출하는 진단서 비용까지 들어갔다. 결국 두 아이가 한 번씩 병원에 갔을 뿐인데 비용이 10만원 넘게 들었다. 그리고 이번엔 다시 아이가 B형 독감에 걸려 다시 5만원 정도가 추가 지출됐다.
독감에 걸렸을 때 꼭 병원에 가야 할까. 처방 받은 타미플루를 먹을 때마다 아이가 토를 심하게 했는데, 약을 건너뛴 반나절 뒤부터 완전히 호전되기도 했다. 특히 증상 초기에 아픈 아이가 겨우 잠에 들었는데, 굳이 깨워서 독감과 코로나 걸린 아이들이 가득한 소아과로 다시 데려가는 게, 보건상으로 좋은지도 의문이다. 아이의 상태와 차도를 봐가면서 병원에 갈 지를 결정했으면 좋겠지만, 부모에게 그런 선택지는 없다. 학교에서 제출 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두 달 전엔 병원 간호사가 타미플루를 수액으로 맞는 방법이 있다고 권했다. 아이가 타미플루를 먹으면 메스껍고, 섬망 증세도 있는데 반해 수액으로 맞으면 그런 증상이 적다고도 했다. 효과도 복용약보다 즉각적이기 때문에 다른 자녀에게 옮지 않도록 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상당 부분에 공감합니다. 의사들은 수가가 문제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과연 얼마나 수가를 올려주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늘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의사들도 결국 경제적인 비전이 보여야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할텐데, 어느 수준까지 올라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설령 그렇게 수가가 오른다고 한들, 소아청소년과를 지망하는 수련의가 많아질지도 의문입니다. 소아청소년과 만의 고충도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의대 정원은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것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결국,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해도 다른 의사들처럼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며, 직업적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과를 택하면 다른 과보다 돈을 더 잘 벌어'라는 허풍을 치라는 게 아닙니다. 의사로서 사명감을 강조하며 희생을 강조해서는 더더욱 안 되겠지요. 제가 생각이 짧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서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양육자 혐오... 아프면서 정확한 표현이네요. 애도 양육자도 혐오하도록 방조한채 예산만 쏟아붓는 척 한들, 누가 임신,출산, 육아의 길을 선택할까요... 고생할 각오가 된 사람만 가는 길이 되어버렸는데...
@자흔 저도 영아를 안고 있는 엄마가 나즈막히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금 여기에 몇 시간째 있는거지..." 정말 답답한 현실입니다.
소아과 진료 시작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는 그러지 않으면 진료 순번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날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전진료가 10시면 마감이 되어 접수가 오후로 넘어가고, 심할 땐 3시면 그날 진료 접수가 꽉차서 받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몇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진료를 받는 일도 허다한데. 그게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서라니. 그게 의사협회에서 내놓은 의견이라니. 아픈 아이를 소아과에 데려가는 부모를 폄하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소아과는 물론이고 아이가 아플 때 입원할 수 있는 병원도 없는 실정인데. 그런 한편에서는 정부가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탁상공론을 하고 있으니. 실제 부모들의 고충에는 귀를 닫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의사들의 입장만 들어주고 있는 정부가.
양육자 혐오... 아프면서 정확한 표현이네요. 애도 양육자도 혐오하도록 방조한채 예산만 쏟아붓는 척 한들, 누가 임신,출산, 육아의 길을 선택할까요... 고생할 각오가 된 사람만 가는 길이 되어버렸는데...
@자흔 저도 영아를 안고 있는 엄마가 나즈막히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금 여기에 몇 시간째 있는거지..." 정말 답답한 현실입니다.
소아과 진료 시작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는 그러지 않으면 진료 순번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날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전진료가 10시면 마감이 되어 접수가 오후로 넘어가고, 심할 땐 3시면 그날 진료 접수가 꽉차서 받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몇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진료를 받는 일도 허다한데. 그게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서라니. 그게 의사협회에서 내놓은 의견이라니. 아픈 아이를 소아과에 데려가는 부모를 폄하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소아과는 물론이고 아이가 아플 때 입원할 수 있는 병원도 없는 실정인데. 그런 한편에서는 정부가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탁상공론을 하고 있으니. 실제 부모들의 고충에는 귀를 닫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의사들의 입장만 들어주고 있는 정부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상당 부분에 공감합니다. 의사들은 수가가 문제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과연 얼마나 수가를 올려주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늘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의사들도 결국 경제적인 비전이 보여야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할텐데, 어느 수준까지 올라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설령 그렇게 수가가 오른다고 한들, 소아청소년과를 지망하는 수련의가 많아질지도 의문입니다. 소아청소년과 만의 고충도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의대 정원은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것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결국,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해도 다른 의사들처럼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며, 직업적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과를 택하면 다른 과보다 돈을 더 잘 벌어'라는 허풍을 치라는 게 아닙니다. 의사로서 사명감을 강조하며 희생을 강조해서는 더더욱 안 되겠지요. 제가 생각이 짧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서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